한국은 지금 추석연휴 이지요?
회원님들 모두 즐거운 시간 보내고 계시겠군요.
저는 딸아이와 함께 지난 주말 토론토외곽에 있는 stoney creek 이란 곳에서 토너먼트를 뛰고 어제 밤늦게 돌아왔습니다.
저번 계시물에서 말씀드렸듯이, 정말 많은 팀이 참가하고 대부분의 디비전1 코치들이 직접 와서 참관하는 대회입니다.
금년에도 무려 48개 팀이 참가해서 제딸 팀 경기도 즐기고, 다른 수준높은 팀들의 경기도 실컷 즐기다 왔습니다.
특히 이번엔 14세이하 일본여자대표팀이 참가해서 정말 호기심어린 마음으로 그 아이들의 경기를 보았는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정말 깜짝 놀랄정도의 기량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충격이란 말을 쓸수 있을만큼 잘하더라구요.
게임전 웜업을 할때보니 팀구성원의 2/3 정도는 160 cm 도 안되보였고, 그 작은 아이들의 슛도 펄럭펄럭 거리며 날라가는 여기서는 rainbow shot 라고 하는데, 그런 슛에다가 힘도 많이 붙지 않았더라구요. 하지만 1/3 정도의 선수들은 165 에서 175 사이는 되어 보였고 확실히 체격이 있어서 그런지 슛에 파워도 있었습니다.
웜업을 끝내고, 본게임을 시작하는데 웜업때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더군요. 기본기가 잘 되어있음을 느꼈습니다. 일단 모든 선수들의 스케이팅이 너무 안정적이라서 그렇게 빠르지 않음에도 적시적소에 턴과 패싱으로, 카나다 팀들의 강한 포어첵을 쉽게 빠져 나가더라구요. 그리고 팀으로 얼마나 같이 연습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톱니바퀴 돌아가듯이 포지셔닝이 정확하게 들어 맞으며 하키를 하는게 꼭 옛날 소련 하키팀 보는것 같았습니다.
개중에 눈에 들어오는 플레이어들이 있었는데, 특히 16번을 단 여자아이는 정말 물건이더군요. 키도 170이 넘어 보이는데, 스피드, 파워, 스틱핸들링, 슛팅 모든게 상급이었습니다. 캐나다애들도 이 아이가 퍽을 잡으면 쩔쩔 매더라구요.
총 5게임중에 2승2무1패, 그 1패도 overtime 에서 1패이니, 정규시간에 진경기는 하나도 없었네요.
아무리 일본은 국가대표팀이고, 미국이나 카나다 팀들은 클럽팀이었다고 하나, 시카고미션이나 노스욕, 더햄 이런팀들은 미국이나 카나다에서 탑클래스에 있는 팀들이라 결코 만만한 팀들이 아닌데 정말 놀라울 정도의 경기력 이었습니다. ottawa lady senator 같은 카나다 중간정도의 팀은 7대 0 으로 압살해버리더라구요. 참고로 저희 딸아이팀은 senator를 1대0으로 겨우 이겼습니다. ㅋㅋㅋ
경기중간에 일본팀을 organize 하는 카나다사람과 이야기를 할 시간이 있었는데요. 이분은 CHS 라는 여자하키쇼케이스토너먼트 열고, 여자하키스카우팅을 컨설팅해주는 일을 업으로 삼고 있는 분입니다.
그분말로는 일본아이스하키협회에서 작년에 컨택을 해와서, 14세, 16세, 18세 이렇게 세 나이대 대표팀이 카나다 현지에 와서 캠프를 하고, 이런 토너먼트에 참가를 해서 실전경험도 쌓는다고 하더군요.
저는 가장 궁금했던게 비용이라, 이런 프로젝트를 하려면 어마어마한 돈이 드는데, 그건 어떻게 하냐고, 부모들 주머니에 나오는 거냐고 물어봤더니, 일본아이스하키협회에서 스폰스쉽을 구해서 거기에서 이런 전지훈련비용을 마련한다고 하더라구요.
또 그분 말로는, 일본도 그렇지만 중국여자하키도 요즘 카나다에 자주 와서 전지훈련을 한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저한테 묻더라구요. 요즘 한국은 어떠나구요. 올림픽이후 너무 잠잠한것 같다구요....
뭐. 저는 여기서 아는게 전혀 없으니 할수있는 대답이 없었습니다.
그분 말이, 자기가 기억하는 AAA 에 뛰고 있는 미국과 카나다에 한국계선수들만해도 꽤 많아서, 그선수들만 잘 모아도 좋은 팀을
만들수 있을거라고 하시네요.
아무튼 이상은 일본팀에 대한 후기였구요.
저희 딸아이경우는 2승3패, 그중 1패는 overtime loss 였습니다.
금년시즌에는 윙과 수비수를 같이 보고 있는데, 이번 토너먼트는 워낙 참가팀들의 수준이 높은 대회이다보니
딸아이에게 수비에만 전념해주길 부탁하셔서, 이번 토너먼트에서는 수비수로만 뛰었습니다.
5게임 뛰면서, 2 포인트 (1골, 1어시스트)를 했네요.
아무래도 수비수를 뛰면, 포인트 면에서는 많이 손해를 보는것 같습니다. ㅋㅋ
그래도 수비수를 하면서 안정적으로 공격을 잘막아내고, 많은 공격가담능력을 보여준것 같아서
만족한 대회였습니다. 공격수를 겸해서 시킨 보람이 있는지, 수비를 하면서도 예전보다 훨씬 공격적인 수비수가 되어가는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몸에 점점 공격적인 성향이 배어가기때문에 그런거겠지요.
제딸아이 키가 165 cm 인데, stay home defense 를 하기엔 너무 작은키라 역시 수비수를 하려면 offensive defenseman이 되어야 하는게 답인것 같습니다.
확실히 금년은 저희딸아이 나이가 속한 디비젼에서 높은나이이다 보니, 한살 많은 여자아이들과 경쟁해야 했던
작년 시즌에 비해서 많이 수월한것 같습니다.
여하튼 벌써 시즌초반 컬러지코치나 스카우터들이 많이 몰리는 두 토너먼트가 끝났습니다.
여자 AAA 하키를 세시즌째 하다보니 알게되었는데, 시즌 초반에 열리는 이 두 토너먼트가 진짜로 중요합니다.
그 이유가 이 두 토너먼트를 통해서, 자신들이 계속 지켜봐야할 팀들과 선수들이 정해지는것 같더라구요.
따라서 이 두 토너먼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 남은 시즌에 열리는 토너먼트에 아무도 오질 않습니다.
실제로 작년에 딸아이팀이 그랬어요.....ㅋㅋㅋㅋ
다행히 금년시즌은 작년보다 팀이 좋아서 출발은 나쁘지 않은 편입니다.
첫 토너먼트는 4승1패, 두번째 토너먼트는 2승3패 이구요.
딸아이는 첫 토너먼트 5 포인트 (2골, 3어시), 두번째 토너먼트 2 포인트 (1골, 1어시) 를 올렸네요.
아무래도 첫토너먼트는 공격수와 수비수를 겸하다 보니 포인트가 더 많았던것 같습니다.
리쿠루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나이라 토너먼트 하나, 경기 하나 하나가 넘 소중하네요.
긴장도 되고, 걱정도 되고, 많은 만감이 교차하지만 언젠가 좋은날이 오길 믿고 하루하루
열심히 운동시키려 하고 있네요.
남은 추석연휴도 모두들 즐겁게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