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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리는 아무나 하나? (1)

by 石人 posted May 13,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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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글은 골리의 기술적인 측면에 대한 언급보다는
짧은 기간이지만 제가 골리를 하면서 느꼈던 단상을 적은 것입니다.
개인의 경험에 토대한 글이므로
절대적인 신뢰나 무조건적인 비판은 삼가하겠습니다.  ^^v

얼마전에 저는 조금 언성을 높혀 '골리는 아무나하는 줄 알아? '라고
화를 낸적이 있었습니다.

장난처럼 골리를 해보겠다고 하는 팀 동생들에게 화를 냈던 것이죠.
골리라는 포지션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는 것에 고맙기도 했지만
골리에 대해 너무 쉽게 생각하고 하는 이야기 같아서 화를 냈었습니다.

친한 동생들에게 너무했다 싶은 생각도 들면서
그 '아무나'에 범주에 들지 않는 골리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말 중 하나가  
' 심심하죠?'라는 말인데
상대팀 공격이 활발하지 않아 제대로 된 슛이 없음에 대해 하는
나름의 격려의 말이라고 이해하기는 하지만
골리의 입장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한 말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섭섭하게 생각하는 말중 하나죠.

링크안에서 유일하게 골리의 포지션이
경기장을 전체적으로 볼 수 있는 위치라는 거 아시죠?
그래서 골리를 '야전 사령관'이라고 부르기도 하고요.

아이스하키나 인라인하키 모두 경기마다 조금씩의 차이는 있지만
퍽이 굉장히 빠르게 움직인다는 거죠.
그렇다면 우리 진영에서 상대의 공격이 진행되지 않을 때
골리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골리들은 치열하게 상대진영에서 퍽이 움직일때
가만히 서있는 것 같지만
숨을 고르며 퍽에 대한 집중을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날 게임의 흐름을 읽어내고 있으며
조금 더 여유가 있는 골리는 각 라인 플레이어들의 성향과 함께
컨디션까지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예를 들어, 만약 상대진영에서 우리팀의 공격이 진행되다
상대 수비수에 의해 흐름이 끊겨 역습이 되었을 때
가만히 서있던 골리와
집중을 하고 게임을 읽어낸 골리의 차이는
1대1 상황에서 극명한 차이를 보이게 되죠.

1대1 상황에서 공격해 들어오는 플레이어가
슛이 레프트인지 라이트인지
혹은 바로 슛을 때리는 것을 좋아하는 플레이어인지
골리를 제끼고 슛하는 것을 좋아하는 플레이어인지
그 상황에서 어떤 모션을 취하는지
그 플레이어의 성향을 파악하지 못했다면
퍽은 이미 넷을 출렁이게 하고 있겠죠.

제 개인적으로는 집중을 했지만 기술적인 면에서의 부족으로 다실점한 경기보다 상대적으로 약한 전력의 팀과의 게임에서 게임에 집중하지 못하여 1실점한 게임에 화가 나더군요.

골리는 일반 플레이어보다 움직임이 화려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가만히 서있는 포지션이 결코 아니라는 것이죠.

'심심했죠?' 라는 말보다는 그만큼 정신적으로 게임에 집중하는 데 어려움이 컸을 골리에 대해 그저 ' 수고했습니다' 라는 말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요?


다음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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