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Flood Marr 토너먼트

by hockey usa posted Jan 16,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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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나 미국이나 하키를 하는 학교 선수들은 방학이나 명절 없이 시즌 중 훈련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는 것은 마찬가지 인것 같습니다.  한국에서는 크리스마스나 신정없이 합숙에 바쁘지만 미국에서는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스카웃들에게 보여질 기회가 있는 토너먼트 뛰느라 바쁩니다.

지난 12월 12일 방학을 했어야 하는 아들 녀석은 집에 오지 못하고 학교에 1주일을 더 있어야 했습니다.  뉴잉글랜드 지역 여러 보딩 스쿨 (기숙사가 있는 사립학교) 에서 주최되는 많은 토너먼트 중 Flood Marr라는 토너먼트를 뛰기전에 1주일간 훈련을 하기 위해 학교에서 방학을 한 후에도 그 지역에 사는 같은 팀원의 집에 1주일간 머무르며 훈련을 하고 금, 토, 일요일 3일간 총 4게임을 뛰기 위해 그나마 짧은 방학의 일부를 헌납했습니다.

Flood Marr 토너먼트는 이 지역 여러곳에서 열리는 토너먼트 중 보스튼에서 제일 가까운 토너먼트이기 때문에 여러 NCAA 디비젼 1과 3 (하키는 디비젼 2가 없습니다) 대학교 스카웃은 물론 주변 NHL 스카웃까지 몰려와서 선수를 선발하기 위해 구경하는 토너먼트이다 보니 선수들은 물론 코치들과 부모들까지도 긴장된 주말을 보내게 됩니다.  Avon Old Farm이라는 학교에서 열리는 토너먼트 그리고 Cushing Academy에서 열리는 토너먼트 등 여러곳에서 열리는 토너먼트들 역시 스카웃을 위한 토너먼트이기도 하지만 승패를 가르는 리그전의 일부분이기도 하기 때문에 1승과 1패에 따라 갈리는 승부가 매 시합 중요합니다.

Flood Marr는 Phillips Andover, Nobels and Greenough, Milton, Salisbury, Deerfield, Kimball Union, Westminster와  Hotchkiss 등 8개의 하키 명문 및 교육명문 학교들이 경합을 벌이는 시합이기도 하여 매 시합 많은 스카웃들이 적게는 10명에서 50명까지도 오는 시합입니다.  일단, 여기 저기 학교 이름이 적힌 코트를 입고 손에 명단과 수첩을 들고 있는 사람이나 NHL 구단의 이름이 새겨진 코트를 입고 명단을 들고 예의 주시 하는 사람들은 스카웃이라고 보면 됩니다.  버펄로 세이버스, 브루인스, 세네터스, 아일랜더스 등등도 참관하거든요.  하루에 적게는 4게임 많게는 8게임이 벌어지고 있고 보스튼이라는 잇점 때문에 엄청난 숫자의 사람들이 오고 갑니다.

당해년도 팀에 어떤 선수가 있는가에 따라 참관하는 스카웃의 숫자가 결정되기도 하는데 아들녀석이 소속된 필립스 앤도버 팀과 핫치키스와의 시합에서도 양쪽에 NHL 다음 드래프트에 계약할 선수가 서너명 있어서 스카웃들이 상당수 있었습니다.  일단, 필립스 앤도버 아카데미에 있는 선수 한명은 단 보스튼 켈레지에 하키 장학생으로 이미 서명한 상태이기도 하지만 작년부터 NHL 팀에서 스카웃 제의를 하던 선수이기 때문에 많은 시선이 쏠리고 있었고 상대편에도 골리를 포함하여 3명이나 그런 선수들이 있었기 때문에 흥미진진 하리라 믿었는데 너무 긴장한 탓인지 상대편 골리가 어이없는 골을 세개나 내주면서 승부는 5-0으로 쉽게 무너져서 필립스 앤도버 팀이 결승전으로 갔습니다.

다음날 30센티가 넘는 눈이 오는 길을 헤쳐가며 노블스라는 학교 링크장으로 결승전을 보러 갔는데 그 시합 이전에 살리스버리라는 하키 명문과 다른 학교의 시합을 구경하게 되었는데 살리스버리는 3년전 65개 학교가 경합을 벌이는 뉴잉글랜드 사립학교 리그에서 1등을 하기도 한 학교로 정말 잘하더군요.  수비수들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는데 디펜스 존에서 퍽이 코너를 돌아오자 코너에서 상대편 포첵을 스케이트로 보호하면서 살짝 차내더니 엄청난 스피드로 몰아가다가 두번째 포첵을 앞에서 뒤로 방향을 바꿔 타다가 반대쪽으로 급회전 하면서 반대쪽으로 연결을 해주니 갑자기 3-2 상황이 되더군요.  너무 빠른 스케이팅으로 모든것을 진행하니 엄청난 기술에 감탄만 할 뿐이었습니다.  살리스버리 골리는 내년에 하바드에 하키 장학생으로 간다고 하더군요.

다음에 이어진 결승전에서는 노블스와 필립스 아카데미가 맞붙었는데 3피리어드까지 3-3, 하지만 마지막에는 5-3으로 필립스 아카데미가 졌습니다.  이 시합 자체도 재미있는 사실은 노믈스 1조 전부 아이비리그에 하키 장학생으로 입학허가를 받았고 필립스에도 보스튼 컬레지와 예일 대학 입학 하키 입학 예정자들이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학교 입장에서 NCAA 규정상 일정 성적을 유지해야만 시합에 출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하키만 잘하는 선수보다는 하키 수준이 조금 떨어져도 (조금의 차이는 진짜 종이 한장 차이 밖에 안됩니다) 공부가 되는 선수들을 뽑기 위해서 뉴잉글랜드 사립학교 선수들에게 기회를 많이 준다고 부모들이 그러더군요.  그렇다고 하키 만만하게 보면 안됩니다.  그 유명한 Shattuck St. Mary도 이곳에서 이길 때도 질 때도 있거든요.

어쨌든, 또 다른 차원의 하키와 선수들이 어떻게 스카웃 되는지 확인하는 좋은 계기가 되기도 했지만 또 한편으로는 이런 토너먼트에서 잘하지 못하거나 뛸 기회가 없다면 하키를 접어야 한다는 것도 보게 되었습니다.  결국 하키와 공부가 병행되어야만 윗 레벨로 갈 수 있다는 것이죠.

하나 긍정적인 것은 시합 내내 한국인 선수들을 3명이나 봤다는 것입니다.  밀튼에 두명, 노블스에 한명.  하키도 잘하지만 노블스에 있는 선수는 체격조건도 좋더군요.  부디 잘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또 하나 배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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