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Concussion

by Flames posted Feb 24,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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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전에 캐나다 캘거리로 이민을 왔습니다.
에너지가 너무 많은 아들에게 취미로 운동을 시키기 위해, 적당한 운동을 찾던중 하키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10살에 처음 하키를 시작 했습니다. 이곳 캐나다의 많은 아이들은 걸음마와 동시에 스케이트를 타기 시작하고
5살부터 하키팀에 들어가서 스틱을 잡기 시작합니다. 결국엔, 캐나디언 친구들과는 5년이나 늦게 하키를 시작한 셈입니다.

커뮤니티 하키팀에 처음 들어가서 Division 8 (10개 레벨중 8번째로 낮은 레벨). 두번째해에 Division 5, 세번째해에 Division2,
작년에 커뮤니니키 하키킴에서 가장 높은 Division 1팀에 뽑혀서 한시즌을 보냈습니다.
작년이 중학교 3학년이었는데, 아들이 하키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놈은 하키를 못하면 병이 날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다른 팀동료 보다 하키를 훨씬 늦게 시작했고, 하키에 대해서 열성과 지식을 갖고 있는 부모의 코치와 지원도
하나 없이 꿋꿋하게 늘 팀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나가는 아들을 보며 엄청 자랑스럽고 대견했습니다.

그러면서 점점 걱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캐나다는 엄청 잘하는 선수들이 너무 많은 나라이고,
체격 조건도 안 받쳐주기 때문에, 캐나다에서 하키로 성공한다는건 거의 아니 전혀 불가능 한 일이였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하면 설득을 해서 하키를 그만 하도록 할까 고민도 많이 했고, Short track을 시키보기 위해 연습하는 곳도
데리고 가보고.... 결국엔 아들의 하키에 대한 열정을 꺽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본인이 하고 싶을 때까지 끝까지
하고 싶은걸 시켜 주자. 본인이 포기 할때까지..." 라고 결정을 하고, 작년에 Edge School 이라는 공부와 하키를 병행하는
Sports School에 입학을 하고 본격적으로 선수 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곳 게시판에 자주 등장하는 성우제 선수가 다녔던 학교입니다.)

우리 아들은 현재 고등학교 1학년(15살). 15세부터 17세까지로 구성되는 Midget AA에서 Defence로 선수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리그는 캐나다 하키학교 Midget AA 리그와 North Alberta Midget AA 리그를 동시에 뛰고 있습니다. 이중 North Alberta 리그는
캐나다에서도 거칠기로 소문이 난 리그라고 합니다.



2주전에 일어난 일입니다. 심판이 아이싱 휘슬을 불었고 동시에 퍽을 잡은 우리 아들을 상대편 선수가 체킹을 해서 보드에
머리를 부딕치고 아들이 쓰러졌습니다. 상대방 선수는 미스컨덕으로 5분 페널티를 받았고, 몇분후 다시 일어나서
마지막 피리어드를 무사히 마쳤습니다.

집에 돌아온 아들은 머리가 좀 아프다고 하지만, 감기 기운도 좀 있었고, 이런 일들은 하도 많이 격어 봤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었습니다. 컨디션이 좋지 않았지만, 지난주 두 게임을 또 뛰었습니다.
근데, 두통이 사라지지 않고 계속 되는데 문제였습니다.
나중에 알게된 사실이지만, 팀 코치에게 얘기를 하면 게임을 못 뛰게 될까봐 본인이 일부러
말을 안 했다고 하던군요. 결국에 팀 코치에게 얘기를 했고, 학교 재활 치료 담당자에게 불려가서, Concussion test를 받고,
심한 concussion(뇌진탕)이라는 진단을 받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두통증상이 없어지면(언제 없어질지 모르지만), 다시 진단을 받고, 완벽하다고 판단이 될때까지,
Practice 참가금지, 컨디션이 완벽해 지면 Checking 없는 Practice 참가, 일주일 후에 Game 복귀 하라는
명령을 받았습니다. 지난주 뛰었던 두게임이 더 복귀를 늦추는 결과가 되었던 것이었습니다.
빨리 회복하기 위해서는 컴퓨터 게임 절대 금지, TV 시청 금지, 가급적 책 읽기를 삼가 할것.
결국에는 잠만 자라는 얘기 였습니다.

지금 우리 아들은 죽을 맛 입니다. 방과후 매일 있는 Practice를 멍청히 쳐다만 보고, 다음주 리그 마지막 게임들,
다다음주 주말에 시즌 일년을 마무리하는 play-off 조차 참가가 불투명 하기 때문에 인생에 가장 쓴 맛을 보는듯 합니다.


Concussion은 하키에서 흔하게 발생 할 수 있는 부상중에 하나 입니다.
충돌이 있은후, 어지러움증이나 두통이 있으면, 지체 없이 더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휴식을 취야야 합니다.
게임에 대한 욕심, 증상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면, 더 큰 문제, 더 긴 회복 기간을 필요로 할 수 있습니다.

우리 와이프는 말 합니다. 이번 기회에 아들이 하키를 그만 했으면 좋겠다고...
근데, 이정도로 그만둘 아들은 아닌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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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전에 회원가입을 하고... 처음 글을 올려 봅니다.
처음 올린 글이라... 사족이 많고, 장황 했내요.
아들이 하키를 사랑하고, 저도 하키를 참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Hockeylove.com 하키를 사랑하시는 분들이 모여 계시는 공간이 참 좋습니다.
좋은 정보도 많이 얻었구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