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2012.02.24 15:23

Concussion

조회 수 599 추천 수 0 댓글 14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인쇄
10년전에 캐나다 캘거리로 이민을 왔습니다.
에너지가 너무 많은 아들에게 취미로 운동을 시키기 위해, 적당한 운동을 찾던중 하키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10살에 처음 하키를 시작 했습니다. 이곳 캐나다의 많은 아이들은 걸음마와 동시에 스케이트를 타기 시작하고
5살부터 하키팀에 들어가서 스틱을 잡기 시작합니다. 결국엔, 캐나디언 친구들과는 5년이나 늦게 하키를 시작한 셈입니다.

커뮤니티 하키팀에 처음 들어가서 Division 8 (10개 레벨중 8번째로 낮은 레벨). 두번째해에 Division 5, 세번째해에 Division2,
작년에 커뮤니니키 하키킴에서 가장 높은 Division 1팀에 뽑혀서 한시즌을 보냈습니다.
작년이 중학교 3학년이었는데, 아들이 하키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놈은 하키를 못하면 병이 날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다른 팀동료 보다 하키를 훨씬 늦게 시작했고, 하키에 대해서 열성과 지식을 갖고 있는 부모의 코치와 지원도
하나 없이 꿋꿋하게 늘 팀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나가는 아들을 보며 엄청 자랑스럽고 대견했습니다.

그러면서 점점 걱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캐나다는 엄청 잘하는 선수들이 너무 많은 나라이고,
체격 조건도 안 받쳐주기 때문에, 캐나다에서 하키로 성공한다는건 거의 아니 전혀 불가능 한 일이였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하면 설득을 해서 하키를 그만 하도록 할까 고민도 많이 했고, Short track을 시키보기 위해 연습하는 곳도
데리고 가보고.... 결국엔 아들의 하키에 대한 열정을 꺽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본인이 하고 싶을 때까지 끝까지
하고 싶은걸 시켜 주자. 본인이 포기 할때까지..." 라고 결정을 하고, 작년에 Edge School 이라는 공부와 하키를 병행하는
Sports School에 입학을 하고 본격적으로 선수 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곳 게시판에 자주 등장하는 성우제 선수가 다녔던 학교입니다.)

우리 아들은 현재 고등학교 1학년(15살). 15세부터 17세까지로 구성되는 Midget AA에서 Defence로 선수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리그는 캐나다 하키학교 Midget AA 리그와 North Alberta Midget AA 리그를 동시에 뛰고 있습니다. 이중 North Alberta 리그는
캐나다에서도 거칠기로 소문이 난 리그라고 합니다.



2주전에 일어난 일입니다. 심판이 아이싱 휘슬을 불었고 동시에 퍽을 잡은 우리 아들을 상대편 선수가 체킹을 해서 보드에
머리를 부딕치고 아들이 쓰러졌습니다. 상대방 선수는 미스컨덕으로 5분 페널티를 받았고, 몇분후 다시 일어나서
마지막 피리어드를 무사히 마쳤습니다.

집에 돌아온 아들은 머리가 좀 아프다고 하지만, 감기 기운도 좀 있었고, 이런 일들은 하도 많이 격어 봤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었습니다. 컨디션이 좋지 않았지만, 지난주 두 게임을 또 뛰었습니다.
근데, 두통이 사라지지 않고 계속 되는데 문제였습니다.
나중에 알게된 사실이지만, 팀 코치에게 얘기를 하면 게임을 못 뛰게 될까봐 본인이 일부러
말을 안 했다고 하던군요. 결국에 팀 코치에게 얘기를 했고, 학교 재활 치료 담당자에게 불려가서, Concussion test를 받고,
심한 concussion(뇌진탕)이라는 진단을 받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두통증상이 없어지면(언제 없어질지 모르지만), 다시 진단을 받고, 완벽하다고 판단이 될때까지,
Practice 참가금지, 컨디션이 완벽해 지면 Checking 없는 Practice 참가, 일주일 후에 Game 복귀 하라는
명령을 받았습니다. 지난주 뛰었던 두게임이 더 복귀를 늦추는 결과가 되었던 것이었습니다.
빨리 회복하기 위해서는 컴퓨터 게임 절대 금지, TV 시청 금지, 가급적 책 읽기를 삼가 할것.
결국에는 잠만 자라는 얘기 였습니다.

지금 우리 아들은 죽을 맛 입니다. 방과후 매일 있는 Practice를 멍청히 쳐다만 보고, 다음주 리그 마지막 게임들,
다다음주 주말에 시즌 일년을 마무리하는 play-off 조차 참가가 불투명 하기 때문에 인생에 가장 쓴 맛을 보는듯 합니다.


Concussion은 하키에서 흔하게 발생 할 수 있는 부상중에 하나 입니다.
충돌이 있은후, 어지러움증이나 두통이 있으면, 지체 없이 더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휴식을 취야야 합니다.
게임에 대한 욕심, 증상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면, 더 큰 문제, 더 긴 회복 기간을 필요로 할 수 있습니다.

우리 와이프는 말 합니다. 이번 기회에 아들이 하키를 그만 했으면 좋겠다고...
근데, 이정도로 그만둘 아들은 아닌듯 합니다.

=========================================


몇년전에 회원가입을 하고... 처음 글을 올려 봅니다.
처음 올린 글이라... 사족이 많고, 장황 했내요.
아들이 하키를 사랑하고, 저도 하키를 참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Hockeylove.com 하키를 사랑하시는 분들이 모여 계시는 공간이 참 좋습니다.
좋은 정보도 많이 얻었구요. 감사합니다.
  • ?
    matroos 2012.02.24 15:50
    참.. 안타깝고 아이를 가지고 있는 입장에서 얼마나 걱정이 크실지 어느정도 느껴집니다.. 부상을 당한 것은 불행한 일이겠지만.. 힘든 기간이 있고난 후 다시 발전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얼른 완쾌해서 링크장 위를 누비는 아드님의 멋진 사진이나 동영상 한번 올려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
    cool man 2012.02.24 15:51
    걱정 많이 하셨겠군요...아드님 빠른 회복 되어서 더 좋은 모습으로 빙판위에 서길 바라겠습니다.아마 이기회에 더욱 성숙한 하키인이 될거라 생각 됩니다.
  • ?
    highcool 2012.02.24 16:00
    에구..안타깝네요..우선 아드님의 빠른 회복을 빕니다.. 부모로써 걱정이 크시겠지만 결국 아이가 좋아하는 건 강제로 막을 순 없지 않을까요..암튼 쾌차를 빌고 담에 동영상도 한번 올려주세요^^
  • ?
    hockey usa 2012.02.24 16:05
    한국에서 하키를 하는 선수들은 북미에서의 체킹의 의미를 잘 모를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체킹, 죽자 살자 엄청 보드에 밀어부치면서 뼈가 으스러 지도록 받죠....
    뇌진탕은 좀 조심하셔야 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하키는 마약 보다 더 중독성이 강하다는 현실이지요.... 아드님과 잘 상의 해보셔요. 저도 말을 잘해서 미식축구로 몰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그런데 AA리그에서도 엄청난가 보네요.... 그래도 다른 길을 한번 주시면서 잘 설득해 보세요. 하키는 평생 할 수 있는 운동은 아닙니다.
  • ?
    김지민 2012.02.24 16:13
    얼른 회복 되기를 기도 하겠습니다.
    10세에 시작해서 그렇게 높은 레벨로 올라가다니 대단합니다. 한번씩 브레이크가 걸릴때가 있지만 지금까지 해온대로 한다면 실력이 줄어들지는 않을거 같습니다.. 화이팅..
  • ?
    김기창 2012.02.24 17:35
    크로스비가 생각나는군요.
    아드님이 빨리 괜찮아지길 바랍니다.

    혹시 크로스비는 어떻게 되는지 아시는 분 안 계시나요?
  • ?
    Flames 2012.02.24 17:59
    몇달전 아들이 뛰고 있는 리그에서 끔찍한 사고가 있었습니다. defence man이 쏜 슛을 offence man이 몸으로 막다가 퍽이 목에 정통으로 맞아서 사망을 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alberta 하기 협회에서 하는 말이. "끔찍한 사고다. 하지만 Blocking도 하키의 일부다. 이번 사고로 Blocking을 금지 할 수는 없다." 다치는게 무서우면 하키하지 말고 수영이나 탁구를 치라는거죠.

    하키백을 매고 링크로 들어가는 아들에게 작년에는 "잘 해라!"고 말 했었습니다. 근데 올해부터는 "다치지 마라!" 라고 얘기 합니다.
    근데... 미식 축구는 부상이 더 장난 아니던데요....
  • ?
    quest 2012.02.24 19:05
    10세에 시작해 그 정도라면 정말 재능이 있나보네요.아드님의 쾌유를 빕니다.
  • ?
    quest 2012.02.24 19:23
    펭귄스 경기중 리포트 잠시보니,
    크로스비는 현재 특별히 달라진건 없고(;)근래에 팀 연습에 함께 참가하고 있으며 전체적으로 다 참여하기보다 간단한 드릴정도 하는거 같습니다.아직 약간의 두통도 있는것 같구요.언제 나아지거나 다시 출장할지는 아무도 모르는것 같습니다.이게 답이 없는 부상이다보니;;;
  • ?
    hockey usa 2012.02.24 23:50
    일단 뇌진탕은 정말 조심하셔야 합니다. USA Hockey에서는 3번이면 정지 권고를 합니다. 크로스비는... 못 돌아올지 모르죠. 아쉽죠 아직 20대 청춘인데...
    글구 미식축구도 포지션 별로 다릅니다. 꾸준히 시켰던 축구 덕분에 키커로서 다시 태어났거든요. 태클은 단한번도 안당한다는...... 그리고 태클 할 필요도 별로 없다는..... 압박감은 많지만 디비젼 1의 가능성이 보이는 포지션입니다. 고딩이 아직 3년 남았지만 거리와 hang time은 디비젼 1이거든요.
    한국인이 중분히 할 수 있는 포지션입니다.
    라크로스 한번 시켜보세요.... 하키랑 동일한 중독성을 갖고 있습니다.
  • ?
    CloudNine 2012.02.28 17:58
    빠른 쾌유를 빕니다. 그리고 지금 누구보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사람은 바로 아들님인 만큼, 많은 위로와 격려를 해주세요. 멀리서 나마 응원할께요. 화이팅~
  • ?
    이공공일 2012.02.28 21:30
    털고 일어나길 기원합니다.
  • ?
    keeper30 2012.03.29 11:45
    전 하키때문은 아니지만, 고딩때 오토바이 타다가 트럭에 받혀서 뇌진탕 경험이 있습니다. 입원치료를 받고 나아지긴 했습니다. 아드님도 훌훌 털고 좋아하는 운동을 계속 건강하게 하길 빕니다.
  • ?
    Canucks 2012.03.29 12:24
    닥터와 상의하시고 컨커션 방지 마우스 피스를 사용해 보세요. 완전히 막을수는 없지만 도움이 될거예요.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잡담 인터넷 명예훼손 및 관련 게시글 제한 5 하키러브관리자 2018.07.08 2893
520 칼럼 [re] 왼쪽을 더 조여달라는 아들 스케이트 4 불꽃봉된 2012.11.15 694
519 칼럼 스케이트는 과연 최상급이 좋은가? 13 hockey usa 2012.11.13 1444
518 칼럼 [re] 스케이트는 과연 최상급이 좋은가? (비슷한 의견) 3 불꽃봉된 2012.11.14 965
517 칼럼 하키로 대학가기........ 20 hockey usa 2012.10.29 1382
516 칼럼 집에서 인라인스케이트 커스텀하기 11 file Thunder(관리자) 2012.05.16 1119
515 칼럼 Frozen Four 2012.... 2 hockey usa 2012.04.10 703
514 칼럼 Frozen Four 2012...... 2 hockey usa 2012.03.29 477
513 칼럼 지난주 Game을 보면서... 들었던 상상... 6 Flames 2012.03.09 1242
512 칼럼 기회........ 4 hockey usa 2012.03.07 692
» 칼럼 Concussion 14 Flames 2012.02.24 599
510 칼럼 2012 World Junior Icehockey Championship Finals(Calgary, Edmonton, Canada) 15 토마시 바크 2012.01.04 901
509 칼럼 Radek Faksa-- OHL 체코 유망주 from Trinec 9 김지민 2012.01.03 338
508 칼럼 체코 골리 Petr Mrazek 3 김지민 2012.01.01 413
507 칼럼 스케이트 날 셋팅에 대한 간략한 이해 5 타탄골리#29 강지현 2011.12.28 1251
506 칼럼 2012 IIHF U20 Championship 5 토마시 바크 2011.12.26 363
505 칼럼 2011-2012 NCAA DIVIII Commitments(거의 최종명단) 20 토마시 바크 2011.12.18 396
504 칼럼 아이스하키 유럽 통합리그 움직임에 관하여... 14 김지민 2011.11.24 549
503 칼럼 NCAA Division III Hockey 4 hockey usa 2011.11.10 465
502 칼럼 Nashville Predator Rookie Camp 2 hockey usa 2011.09.19 616
501 칼럼 Labor Day Face Off AAA 토너먼트 4 hockey usa 2011.09.19 335
Board Pagination Prev 1 ... 454 455 456 457 458 459 460 461 462 463 ... 484 Next
/ 4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