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냉정한 트라이 아웃.

by hockey usa posted Nov 27,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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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주전인가 작은 녀석 학교에서 학교 Varsity (1군) 선발전이 있었습니다.  물론 드릴 하고 시합 하고 고등학교 선발전인데 3일을 했고 이미 약속을 받고 오는 그런 제도라 선발전도 선발전이지만 오직 하키에 목숨을 건 선수들만 선발이 되지요.

결과부터 말씀 드리자면.....  작은 녀석은 작년에는 1군에서 뛰긴 뛰었지만 개인적으로 보기에는 하키는 영 아니라고 생각했었는데 올해에는 마지막 날 싹둑 잘렸네요.  아마 이글 읽고 거봐라 잘 됐다 등등 얘기 하실 분들이 계시겠지만.....  그 이면에는 다른 이유가 있었지요.

공교롭게도 작은 녀석은 자기가 그렇게 열심히 하던 축구를 접고 미식축구 placement kicker 로 변신을 시도했는데......  이게 좀 어이없게 되었습니다.  올 가을 프로도 차기 힘든 53야드 필드골을 차면서.....  지역 신문은 물론 ESPN까지 무료 마케팅을 해주더니.....  현재 2015년 졸업 예정 선수중 미국 1등이라네요....  저도 믿기지 않지만 인터넷 여기 저기 떠 돌아다니더군요.  그정도면 하키 접고 이길로 가야겠죠.  본인은 대학 졸업후에 프로가 되겠다 그러는데 인종이 달라서 그건 아직 잘 모르겠고 대학은 갈것 갔습니다.

어쨌든, 작은 녀석이 여름 내내 NHL 선수들과 연습하면서 미식축구보다 두배 이상 하키에 투자를 많이 했는데 학교에서는 하키를 하다 다칠 위험 등등을 고려했던 것 같습니다.  아들 말로는 첫날 다섯명이 탈락.  둘째날은 그냥 두고 보더니 셋째날 5명 또 탈락.  하키 코치 왈 8번째 수비수이긴 한데 우리는 7명만 뽑는다며 짤랐답니다.  그런데 여기서 정말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습니다.

작년에 1군을 하던 선수들 중 아들 포함 2명이 짤린것은 이해가 가는데 골리도 한명 같이 짤렸답니다.  그런데 코치가 이 골리에게 한 말이 더 충격적이었습니다.  "너는 이 학교에 있는 동안 절대 뛰지 못할테니 하키가 하고 싶으면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가라" 고 따로 불러서 얘기 했답니다. 작년에 골리 두명을 한게임 씩 서로 나눠 가면서 했는데 둘다 조금 약했지요.  아마 그런 이유이기도 했지만 골리를 또 한명 데리고 오면서 짤린 골리가 밀렸겠지요.  이학교 코치는 NHL 선수를 거의 매년 한명씩 배출한 정말 자격있는 코치이기도 하고 아마 보는 기준이 상당한 사람이긴 합니다.  2년전에는 데리고 있던 13명 모두 대학에 하키로 진학을 시키기도 했지만 그 13명 중 12명이 전부 주전으로 뛰고 있기도 하니 하키를 모르는 사람은 절대 아닙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소위 말하는 봐주기가 여기 저기 있습니다.  그리고 그 배후에는 학연 지연 酒연 등등.....  이루 말할 수 없는 인연들로 인한 봐주기가 있고 이는 레벨에 상관없이 여기 저기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같은 경우 나이와 레벨이 올라갈수록 칼날같은 냉정함이 있고 이를 조용히 얘기 하기 보다는 잘한다와 못한다를 아예 직설적으로 얘기 합니다.

미국 동부 프렙 하키의 경우 프로의 길을 가고자 하는 선수들 위주로 팀이 유지되기 때문에 학교에 오는 순간부터 프로 대접을 해줍니다.  못하면 못뛰고 잘하면  많이 뛰지만 기회는 단 한번 밖에 주어지지 않습니다.  기회가 주어졌을 때 꽤차지 못하면 그냥 그만두거나 전학을 가야겠죠....    그런면에서 작은녀석은 밀렸는데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어 미식축구가 기다리고 있다는 현실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매년 연습했던 골킥이 오히려 더 좋은 기회를 주었네요.....

선발전은 냉정해야 하고 색안경을 착용한 부모는 절대적으로 배제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