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하키를 한국에서 시작한 아이들의 시합을 보면 감독이나 코치는 상당히 팀웍을 요구하면서 패스를 안한다고 질책을 했던 기억이 많다. 그리고 불과 1, 2년 전에 관전했던 아이들 시합이나 대학 시합을 보면 굉장히 팀웍을 강조한 나머지 개인 돌파가 가능한 상황인데도 블루 라인에서 멈춰서 동료들이 체인지 할때 기다려 주는 모습을 수차례 보면서 하키를 처음 시작했을 때 대학 경기를 보면서 정말 "와" 라는 감탄사를 연발했을 때를 생각이 나긴 하는데 지금의 그런 모습을 보면 한국의 하키 철학이 많이 다르다는 생각밖에는 안든다.
미국으로 처음 넘어가서 아이들의 훈련 과정과 시합을 보거나 또 직접 팀을 가르치면서 아이들이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어느덧 하키에 대해서 계속 배웠던 지식이 쌓이면서 하키에 대한 철학이 상당히 바뀌었는데..... 그중 하나가 개인기에 대한 생각이다. 예전에는 아이들에게 팀웍이 우선임을 강조 했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어리면 어릴 수록 개인기를 강조해야 된다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었다. 그리고 하키는 팀운동의 탈을 쓴 개인 운동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는 물론 라크로스, 축구, 농구 등 개인기를 필요로 하는 운동은 전부 그렇다고 생각된다.
하키를 가만히 보면 라크로스와 정말 비슷한 면이 없지 않다. 라크로스라는 운동은 북미 원주민들의 전투력과 신체적 발달을 위해서 생긴 구기 종목으로 정말 치고 박고 싸우면서 상대편에 골을 먼저 넣는 쪽이 이기는 경기이고 경기를 하다 팔이 부러지는 등 부상을 입기도 하고 또 결혼을 전제로 열심히 뛰던 각개 전투 형식의 1대 1 전투에다 동료와 주고 받고를 할 수 있는 종합적인 전쟁놀이를 더한 운동이다.
하키를 유심히 보다보면 하키도 라크로스못지 않은 철학을 토대로 생긴 운동이라고 할수 있지 않나 싶다. 결국 패스만 하다가 끝나는 시합 보다는 누군가 요새 인기리에 보여지는 McDavid 과 같은 신들린 묘기를 부리면서 골을 넣는 것을 최고로 쳐준다.
실제로 이런 묘기 같은 하키 기술은 그냥 나오는게 아니다. 어렸을 때, 즉 만 4살 정도부터 퍽을 단독으로 치고 나가면서 요리 조리 빠져 나가는 아이들 때의 시합 감각이 정말 중요한 부분이고 한살 한살 나이를 먹어가면서 습득하는 개인기를 활용한 돌파력이 상당히 중요해 지고 체킹이 시작되면 이런 부분에 몸싸움을 더한다거나 아니면 상대방의 견제를 이겨내거나 뚫고 갈 수 있는 기술과 힘이 필요하게 된다.
결국 하키는 개인기를 많이 요구하는 운동이고 북미에 있는 코치나 감독들은 팀 플레이도 좋지만 개인기를 우선 본다. 이유는 간단하다. 개인기가 어느정도 되어야 빙판에서 시합의 흐름을 읽을 만한 시간과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개인 기술, 특히 스케이팅의 footwork과 stick handling이 필요하고 이런 기술들이 상대방보다 우위에 있다면 퍽 점유율을 높여서 시합의 우위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개인기가 좋다면 어느 코치의 개인적인 성향에 맞춰서 요구하는데로 플레이를 할 수 있지만 개인기가 없고 팀 플레이만 할 줄 안다면 그 선수는 팀에서 원하는 선수가 될 수 업는 확율이 높기 때문이다.
결국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인가를 굳이 따지자면 팀플레이를 할 수 있는 하키 선수 보다 개인기가 좋은 선수가 우선이 되어야 하고 개인기가 좋은 선수를 다듬어서 팀플레이도 할 수 있는 선수로 만들 수 있지만 개인기가 없는 선수가 패스만 잘한다고 팀플레이도 잘할 수 없다는 것이 북미의 모든 하키 코치들의 공통적인 견해이다.
어렸을 때 너무 패스만 강조하지 말고 본인 스스로가 드리블을 해서 제끼고 다니면서 슛까지 연결하는 선수로 거듭나도록 부모의 노력이 있어야 하고 또 개인 플레이를 한다고 해서 무조건 제약을 주는 지도자는 어린 선수들에게 뭘 요구해야 되는지 다시 배우는게 어떨까 생각한다.
개인기는 하키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