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피코 대회에 대한 개인 생각

by Chaos#71_김기현 posted May 24,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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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란에 이미 주제가 올라왔었지만.. 몇자 더 적어볼까합니다.

먼저.. 저는 PICO 대회 자체를 상당히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고 있는 사람입니다.  요즘같아선 반대운동이라도 하고 싶군요.. ^^;;
중재하느라 고생하시는 분도 계시지만.... 이번대회가 성사되면 아주 안좋은 선례가 생기게 되는 것이 아닌가 우려가됩니다.

많은 분들이 연합회의 문제점을 이야기 하십니다.
하지만 연합회가 잘못했다고해서 반대급부로 타 단체/기업에 무조건적인 동조는 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연합회에 비민주적 요소가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렇다면 PICO의 이번 대회에 우리의 목소리가 얼마나 들어가 있습니까? 온라인상에서 보기엔 중재의 과정에서도 오히려 고자세로 나오는 것 같군요..
일방적으로 일개사업체가 대회개최를 '선포'하고, 과장하여 표현한다면 '상금 줄테니 오너라'하는 식으로 밖에 안보이는군요.
이미, 많은 분들이 연합회와의 문제를 해결할 것을 조언하셨음에도 불구하고, 그 이후에 각 팀게시판에 보란듯이 "대회 공고"를 올리셨더군요.
또한, 우리 하키인의 목소리를 피드백 해줄, 그 대회 개최의 주체인 "조직위원회"의 공식적인 창구도 없습니다. 한마디로 '귀를 막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죄송합니다만.. 이번 일에 항의하는 의미로 어느분의 '연합회 탈퇴' 와 'PICO 대회 불참'을 동시에 할 생각이시라는 글을 봤는데.... -.-;; 그 심정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연합회와 영리목적의 기업체와 같은 선상에 놓고 판단하는 것 자체가 무리 일 것 같습니다. 다른 팀/사람에게 미칠 파장을 우려해서 다시한번 고려해 보심이 어떨까 부탁드립니다.

PICO측에서도 항변 할 말씀이 많겠지만.. 연합회와 초기에 이견이 있다고 해서, 현재 인라인하키계의 유일한 단체인 연합회를 배제함은 물론이고,
하키인이 참여하지않는 "조직위원회"란 것을 만들어서 단독 개최를 강행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봅니다. 오히려 기업이미지 저하에 기여하는 꼴입니다. 제가 주최측이라면 아예 대회를 포기하고 다른 협력방안을 찾겠습니다.

대회개최가 예정된 6월7,8일은, 불과 몇주전까지 골드리그가 예정되어 있었고 지금은 마이너리그 일정이 확정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계속해서 리그전일정이 연이어 있지만, 분명히 한달에 한번정도 일정이 비어있는 주도 있습니다. 정 일정 맞추기가 힘들다면 참가대상이 아마추어팀이므로 세미프로리그전이 있는 날로 잡으시는 것이 차라리 나을 수도 있습니다.
연합회 소속이 아닌 아마추어팀도 있고, 리그전에 참가하지 않는 팀도 있지만, 대다수의 팀들이 연합회 소속이고 자체 마이너팀을 가진 팀도 있는 상황에서.....
동종목의 대회가 치루어지는 동안 타 대회를 개최하지 않는 것은 최소한의 예의 문제라 생각합니다.
또한 그 주체가 팀이나 하키인들이 모인 어떤 단체도 아니고, 외부의 기업체라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아디다스나 나이키 같은 거대 스포츠 브랜드라 할지라도, 축구협회 아니 어느지역 조기축구연합같은 단체를 배제하고 그 지역에서 단독으로 대회를 개최하는 일은 못봤습니다.
우리나라 축구선수권대회가 열리고 있는데, 같은 일자에 어떤기업체에서 타대회를 개최하는 것과 같은 모양으로 굉장히 자존심 상하는 문제입니다. 또한 그 대회 개최의 정당성을 얻기 위해 축구협회의 문제를 거론하면서 한다는 것 또한 상상할 수 없는 무례한 행동입니다.

물론 저도 직장생활을 하고 있고, 기업의 생리도 알지만 꼭 이렇게까지 해야만 하는가에 대해 상당한 의구심이 듭니다. 제 생각엔 자본의 힘을 가지고 아직 열악한 아마추어인라인하키계를 우습게 본다는 느낌을 지우기가 힘듭니다.

저도 기업들이 후원하는 이런 대회가 많았으면 더할 나위없이 좋겠습니다. 그럼 구장등의 환경도 좋아질 것이고요... 하지만 대표되는 단체를 무시하고 이런식으로 상업자본이 단독개최하는 선례를 남긴다면.. 앞으로 어떻게 되겠습니까?
오히며 아직 시작단계인 아마추어 인라인하키가 철저히 기업의 입맞에 맞게만 휘둘리게 되리라 예상되지 않습니까?
당장 입에는 꿀맛같을 수는 있지만.... 지난번에 토론주제였던 것처럼 구장하나 운영하는 것도 기업입장에서는 수지타산 맞추기가 힘듭니다. 하나의 이벤트성으로 중구남방 여러 대회가 단독개최되고 연합회의 힘이 약해져 간다면 누구의 손해일까요?

연합회의 문제를 이야기하는 것은 좋지만, 그 구성원들이 해결할 문제이지.. 이처럼 외부기업에서 그 이야기를 꺼내고 반대급부로 자신들의 대회의 취지로 삼는 것은 용납할 수 가 없군요..

이상.. 제 개인적인 사견이었습니다.
혹시, 연합회 집행부나 PICO측에서 이글을 보실 수도 있으실 것입니다. 다소 격앙된 어투이지만.. 이렇게 생각하는 하키인도 있다고 참고하시고..
모두가 나름대로의 성과를 얻는 좋은 대회가 되도록 노력해 주셨으면 정말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