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일본인)이 보통 무심코 보게되는 손을 잡고 있는 부녀가 그려진 보행자전용표식...
특별히 이상한 점이 없는 이 표식이 사실 어떤 무서운 비밀이 숨겨져 있다.
사실 그 표식의 디자인은 기초가 되는 사진이 있다.
지금부터 수십년 전의 일.
어떤 카메라맨이 카메라를 들고 근처 공원에서 산책하고 있었다.
그 공원에서 그는 정말 사이 좋아보이는 부녀와 만난다.
부드럽게 웃고 있는 상냥해보이는 아버지와 매우 귀여운 여자아이.
두사람은 손을 잡고 무슨 일인지 소근소근하면서 공원을 걷고 있다.
이 두사람의 다정해 보이는 모습이 마음에 든 카메라맨은 부녀에게 카메라를 향하고 셧터를 눌렀다.
그러자 사진을 찍힌 사실을 알아차린 아버지는 왠지 흠칫하는 표정이 되어 잡아먹을 듯한 눈빛으로 카메라맨을 보며 다가왔다.
남자의 뜻하지 않은 태도에 당황한 그는 자연스런 표정을 찍고 싶었기 때문에 무단으로 촬영해서 미안합니다라고 말하고 남자에게 사죄하고 사진이 나오면 보내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남자는 아까처럼 부드러운 표정으로 돌아가 그런거였다면 상관없어요. 사진은 일부러 보내주지 않아도 괜찮습니다라고 대답하고 딸의 손을 이끌고 걸어갔다.
그런데 그 무렵 정부는 새로운 보행자 전용 도로의 표식을 제정하려고 그 디자인을 모집했다.
그 사실을 안 카메라맨은 공원에서 촬영한 부녀의 사진을 디자인 원안으로 해서 응모한다.
그런데 이 디자인이 채택되어 도안화되고 현재의 보행자전용표식으로 그려진 부녀의 그림이된 것이다.
그로부터 수개월 후.
그 카메라맨이 집에서 신문을 읽고 있던 때의 일이다.
무심코 사회면을 펼친 그는 거기서 본 기억이 있는 남자의 얼굴 사진을 바라본다.
대체 누구였나하고 기억을 더듬었더니... 그것은 그 때 공원에서 만난 남자가 틀림없다.
그 기사의 제목에는 '여아 유괴 살해범 체포' 라고 쓰여 있었고 그 밑에는 조그맣게 피해자인 여자 아이의 사진이 실려 있었다. 그 여자 아이는 그 때 공원에서 만난 그 아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