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스포츠 언론인 그레그 와이신스키(Greg Wyshynski)는 평창의 동계올림픽 유치 발표 두 시간여 뒤인 7일 오전 2시(현지시간 6일 오후 1시) 미국 야후의 유명 스포츠 블로그 ‘퍽 대디(Puck Daddy)’를 통해 한국 아이스하키대표팀의 ‘형편없는 실력’을 꼬집었다.
와이신스키는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소식과 더불어 한국의 아이스하키 인구와 대표팀의 세계 랭킹 등을 상세하게 소개하면서 시종일관 비판의 날을 세웠다. 한국은 세계 랭킹 31위로 상위권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으며 동계올림픽 본선 무대에는 한 번도 오르지 못했다.
이에 대해 와이신스키는 “한국대표팀이 자국에서 열리는 2018년 대회에서 처음 본선 진출에 성공한다고 가정할 때 캐나다와 싸운다면 0대 162로 질 것”이라며 “캐나다가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출신 선수들을 전력에서 제외해도 1대 162로 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이 본선에 나와도 망신만 당한다는 것이다.
NHL의 한국계 선수도 조롱거리로 전락했다. 미국과 캐나다에서 아이스하키 선수로 활약하다 1990년부터 다섯 시즌 동안 NHL 무대를 밟고 스탠리컵까지 들어올린 백지선(44·미국명 짐 백)씨를 소개하는 과정에서 다소 과도했던 몸싸움 영상(동영상보기)을 보여주며 “서울에는 이 순간을 기념하기 위한 동상도 있을 것”이라고 와이신스키는 비꼬았다.
와이신스키의 이 글은 미국 야후 스포츠의 아이스하키 섹션 머릿기사로 소개됐다. 아이스하키 마니아들이 많은 미국 네티즌들은 인종 차별 발언도 서슴지 않고 한국 헐뜯기에 동참했다. 한 네티즌은 “(한국이 2018년 동계올림픽에서) 스모 선수들에게 아이스하키 복장을 입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와이신스키와 미국 네티즌들의 한국 헐뜯기는 아시아 국가인 한국이 세계 동계스포츠 판세를 거머쥔 유럽 국가들을 제치고 동계올림픽 개최권을 따낸 점에 반발해 ‘화력과시’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한국 아이스하키가 반드시 극복해야 할 현실이기도 하다.
동계올림픽 아이스하키 개최국 본선 자동출전권은 2006년 토리노 대회를 끝으로 사라졌다. 한국 아이스하키가 남은 7년간 기량을 끌어올리지 못하거나 개최국 본선 자동출전권을 부활시키지 못하면 동계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본선 진출에 실패한 개최국의 오명을 남길 수 있다.
2010년 대회에는 세계 최강 캐나다가 자국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2014년 대회의 경우 아이스하키의 강호 러시아에서 열리는 덕에 개최국 팀의 본선 진출 실패 우려가 없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 관계자는 “남은 7년간 대표팀의 기량 상승을 위한 노력과 개최국의 본선 자동출전권 부활을 위한 외교전을 모두 병행할 계획”이라며 “한국의 동계올림픽 본선 진출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