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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E] 현대 이렇게 없어지나..

by 관리자 posted Oct 19,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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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조준형기자= `명퇴자' 신분으로 오는 27일 2002-2003한국아이스하키리그 개막을 앞둔 현대 오일뱅커스 선수들의 마지막 투지가 안쓰럽다.
지난 4월 회사(현대 오일뱅크)가 아이스하키팀을 없애기로 결정하고 이번 한국리그까지만 최소한의 운영비를 지급키로 한 까닭에 극적으로 인수할 기업이 나서지않는 한 현대 선수들에게 이번 한국리그는 고별전이 되는 셈이다.

이미 명예퇴직금 조로 1인당 2천만~2천600만원씩을 받은 `명퇴자' 신분인 선수들은 한국리그가 끝나고 팀이 완전히 해체되면 나머지 2개 실업팀에 뽑혀 갈 극소수의 선수를 제외하고는 운동을 그만둬야 할 상황이다.

지난 97년 4월 세번째 실업팀으로 창단한 현대는 최근 몇년간 대학졸업생 중 A급 선수들을 대거 영입해 역량을 키워가더니 지난 2000-2001 한국리그에서 정상에섰고 지난해 아시안컵에서 일본 및 중국 대표팀과 각각 비기는 개가를 올리기도 했던 신흥강호.

하지만 지금 현대 선수들은 과거의 영화를 떠올리는 것은 고사하고 현대에 입단한 자신의 운명을 탓할 처지다.

해체결정 이후 선수 7명이 운동을 포기하면서 18일 현재 16명만 남은 선수단은근근이 팀을 꾸려가고 있지만 감독 및 코치 3명을 빼고는 스태프가 단 한 명도 없고심지어 선수단 버스도 없어 각자 승용차로 이동하는 실정이다.

또 연습장 대관은 대한아이스하키협회의 도움을 받는데다 가끔 스틱과 퍽 등 용품들을 대학 및 고교 팀들로부터 얻어서 사용하는 처지인지라 합숙훈련이나 체계적인 웨이트 트레이닝 등은 잊은지 오래다.

결국 이처럼 열악한 상황이 경기력에 고스란히 반영되면서 현대는 17일 끝난 전국종합선수권대회에서 3전 전패로 예선탈락하는 수모를 당했다.

그나마 16명의 선수들이 운동을 포기하지 않고 버틴 것은 혹시나 팀을 인수할구세주가 있을까 하는 기대 때문이지만 선뜻 나서는 기업이 없고 회장이 정치일정에바쁜 협회 또한 별다른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선수들은 실낱같은 희망이라도 지키려 한다.

팀의 간판 공격수 권영태(25)는 "다른 일을 찾아보려 했지만 나마저 나자빠져서팀 성적이 더 나빠지면 누가 팀을 인수하려 하겠느냐는 생각에 그만둘 수 없었다"며"다들 마지막 무대일지 모르는 한국리그에서 만큼은 뭔가 보여주겠다는 각오다"고말했다.

jh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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