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으로 돌아가 다시 선수생활을 하고 싶어요.”
지난 1990년대 중반 국내 아이스하키 팬들을 몰고 다니며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던 ‘러시아 특급’ 이용민(러시아명 빅토르·33)은 ‘한국에 가고 싶지 않느냐’는 질문에 단도직입적으로 이렇게 대답했다. 당시 실업팀에서 국적문제를 들고 나와 짐을 싸들고 러시아로 떠났지만 고국에 대한 미련은 아직도 많이 남아 있는 듯했다.
이씨는 지난 1992년 체코에서 열린 유니버시아드대회 때 러시아 대표선수로 참가했다가 당시 한국 대표팀 사령탑을 맡았던 김광한 감독의 눈에 띄어 한국 땅을 밟게 됐다. 1994년 지금은 해체된 석탑건설에 입단한 이후 동원드림스를 거쳐 4년 동안 탁월한 개인기를 선보이며 국내 아이스하키계에 중흥의 바람을 일으켰다.
러시아 국적의 교포3세 이씨는 잘 생긴 외모에다 경기 때마다 현란한 스틱웍과 파워넘치는 플레이로 국내 아이스하키 최고 스타로 군림했었다. 아이스하키 사상 첫 ‘오빠부대’를 끌고 다녔다. ‘러시아 특급’이란 별칭도 붙었다.
그가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던 1990년대 중반 러시아 국가대표와 NHL 진출 꿈을 접고 고국을 택한 것은 ‘핏줄’ 때문이었다. 러시아 프로팀에 입단만 했어도 백만장자가 될 수 있었지만 그에겐 고국이 더 그리웠다.
하지만 실업팀이 생기면서 경쟁 팀들이 이씨의 국적을 문제삼자 짐을 챙겨 모스크바로 떠나버린 것이다.
이용민은 러시아에서도 스타로 올라섰다. 한국 생활을 접고 귀국한 1999년 러시아 최고 스타들이 뛰고 있는 슈퍼리그에서 시즌을 보낸 뒤 현재는 슈퍼리그 아래 1부리그 ‘리프챠니크’팀으로 이적, 세 번째 시즌을 맞고 있다. 팀내 공격을 주도하며 최고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다. 그는 “몇 년 더 선수생활을 한 뒤 지도자의 길을 걷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 체육아카데미 코칭스쿨을 졸업, 지도자 자격증을 이미 취득했다.
그는 “여건이 된다면 당장이라도 한국에서 뛰고 싶다”면서 “코치나 감독생활을 한국에서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 팬들이 보여준 뜨거운 사랑과 동포애는 평생 느껴보지 못한 감동이었습니다.”
이용민선수 본인이나 한국하키의 발전을 위해서도 꼭 이용민 선수가 한국에서 활동할수 있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