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대망의 스탠리컵 결승전 경기가 눈앞에 다가왔다.

동부지구에서는 예상대로 강적 뉴저지 데블스가 올라왔으나 시끄럽던 서부지구에서는 우승후보 디트로이트, 댈러스를 꺾고 미네소타마저 격파한 애너하임이 우승의 패권을 놓고 다투게 되었다.

애너하임-뉴저지 결승대결은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무엇이 이를 가능하게 했을까. 대답을 얻기 위해서는 이들이 사용하는 시스템을 보면 간단하다. 바로 트랩시스템이다. 하키의 전형적인 수비스타일인 2명이 아닌 3명의 수비로 적을 대응하는 이 트랩시스템은 하키를 재미없게 만드는 요인이다. 3명이 뒤에서 삼각관계를 유지하며 수비를 보게 되는게 상대팀이 이를 뚫기란 무척이나 힘들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양팀 모두 파격적인 득점을 기대하기란 힘들다.

애너하임의 경우 이번 시리즈에서 매우 유리한 고지에 놓여 있다. 미네소타를 4경기만에 이긴 탓에 보름 이상의 휴식시간을 가졌다. 현재 애너하임의 컨디션은 최고라고. 반면 7차전까지 혈투를 벌였던 뉴저지의 경우 매우 불리한 상태다.

애너하임의 또다른 강점이라고 한다면 바로 스피드다. 전형적인 트랩수비를 뚫기 위해서는 스피드와 터프플레이만이 이를 가능케 하는데 애너하임은 젊은 선수들의 스피드로 도전할 것이다. 주장 커리야를 비롯해, 스코라, 루츤, 레클러크 등이 이 분야를 맡을 것이다. 터프플레이로 뉴저지의 수비를 무너뜨리는 방법이 있지만 스티븐슨과 라팔스키 등이 버티고 있는한 힘들 것으로 보인다.

애너하임의 공격수 중 12명이 골든골을 터뜨린 것을 보면 공격력은 상당히 고르다. 17명의 선수들이 최소한 1포인트씩을 올리고 있으며 12 PO경기중 10경기를 1점차로 이긴만큼 집중력 또한 대단하다. 연장전까지 갈 결우 매우 유리하다. 해결사 토마스와 스코라가 있기 때문. 수비면에서는 올 PO에서 단 21골만 허용하며 1위다. 오슬란치, 카니, 살리, 해블리드가 선전하고 있으며 컨디션 또한 100%로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다.

하지만 애너하임의 최대의 무기는 골리 지개어이다. 신기에 가까울 정도의 동물적인 본능을 앞세우며 골문을 지키고 있는 그는 방어률 1.22, 세이브률 .960이다. 뉴저지는 지개어를 최대한 분석해 뚫어야 하는 것이 최대의 숙제다.

오타와의 병정들과 7차전까지의 대접전을 치루고 난 뉴저지는 단 3일의 휴식을 취하게 된다. 지난 95, 00, 01년 스탠리컵 결승전 경험을 바탕으로 애너하임과 맞서야 할 것이다. 애너하임에 비해 월등히 PO 경험이 많은 이들이 스피드로 도전하는 오리들을 어떻데 대처할 것인지 기대가 된다.

공격면에서는 15포인트를 올린 랭근부르너와 매든과 공격수 누인다이크, 프리즌이 이번 시리즈에서 반드시 득점해야 할것이다. 오타와 시리즈에서 약간 부진했던 고매즈, 앨리애스, 브릴른 역시 이들을 도와야 희망이 있을 것이다. 수비에서는 스커트 스티븐슨과 스커트 니더마이어가 파워플레이에서 위협할 것이며 라팔스키, 터프가이 와이트의 저력은 비교적 체구가 작은 애너하임이 공격수들을 무너뜨리기에 충분하다.

골리 브로듀어는 동부지구의 최고의 골리. 하지만 지개어만큼의 선전을 하지 못했다. 1.60의 벙어률을 기록한 그는 세이브률 역시 .938로 지개어보다 낮다. 하지만 이것은 숫자에 불과할 뿐 이번 시리즈는 새로운 마음으로 임할수 있다. 이 두 골리들의 선전에 따라 이번 대결의 승패가 좌우 될 것 이다.

트랩수비와 함께 최고의 골리가 맞붙는 시리즈가 되는 만큼 골 득점이 힘들 것이다. 어쩌면 역대 스탠티컵 결승전중 가장 재미없는 시리즈가 될수도 있다. 하지만 조금만 신경써서 본다면 생각은 달라질 것이다. 이번 대결만큼 예측하기 어려운 시리즈도 없을 것이나 개인적으로 애너하임의 우승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good 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