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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엣지 "절반의 성공"

by Lighting 88번 posted Dec 11,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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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내 아이스하키의 화두는 단연 `헝그리구단'모빌엣지였다.

해체된 동원과 현대의 선수들로 구성된 모빌엣지는 2003강원도컵 코리아아이스하키리그에서 당당히 4강에 진입해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며 빙판의 기적을 연출했다.

박현욱 감독이 이끄는 모빌엣지는 30명의 엔트리 선수 중 12명이 공익근무 중이라 연습시간이 넉넉치 않은데다 재정 부족으로 연습 공간마저 여의치 않아 코리아리그 선전을 기대하는 전문가들은 별로 없었다.

하지만 박경훈 플레잉 코치를 중심으로 똘똘 뭉친 모빌엣지 선수들은 낮에는 직장에서 일을 하고 오후 11시부터 새벽 1시까지 목동아이스링크에 모여 주린 배를 부여잡고 아이스하키를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스틱을 휘두른 끝에 4강 신화를 이끌어냈다.

박 감독은 11일 "선수들이 빙판을 뛰고 싶어하는 마음이 너무나 강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면서 "선수 가운데 3분의 1이 몸이 성치 않았지만 투혼을 발휘해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특히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한 모빌엣지는 1차전에서 최강 한라 위니아를 만나 승기를 잡았지만 박 감독이 심판판정에 항의하다 잔여경기 출장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은 뒤 2차전마저 무기력하게 무너져 아쉬움을 남겼다.

당시를 떠올리며 씁쓸한 미소를 짓던 박 감독은 "심판 판정에 아직도 아쉬움이있다"면서 "하지만 최강 한라와 맞섰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위안을 삼는다"고 밝혔다.

모빌엣지는 올 시즌 혜성같이 등장하며 화제를 불러 일으켰지만 앞날은 결코 밝지만은 않다.

일단 후원사인 벤처기업 모빌엣지가 내년도 선수 운동비를 지급하기는 했지만구단을 지속할지 여부는 아직 확답을 주지 않았고 인수할 기업 또한 아직 정해지지않았기 때문.

박 감독은 "솔직히 4강 목표를 달성했지만 내년에 팀이 존속될지 여부를 몰라현재 심정은 착잡하다"면서 "자금력만 뒷받침된다면 한라 못지 않은 팀을 만들 자신이 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현재 아이스하키팀을 운영하는데 드는 최소 비용은 13억원 정도로 올 시즌 모빌엣지는 후원사에서 1억원 가량 지원을 받아 힘들게 살림을 꾸려왔다.

하지만 동계올림픽 유치를 박차를 가하는 강원도가 강원랜드를 내세워 모빌엣지를 인수할 의사를 간접적으로 내비친 것으로 알려져 실낱같은 희망을 던져주고 있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의 양승준 경기이사는 "모빌엣지가 한국 아이스하키 활성화에 지대한 역할을 했으며 협회가 일정부분 재정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면서 "선수들의 생명을 한 시즌 연장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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