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의 아이스하키 ‘유쾌·상쾌·통쾌’
“한번 빠지면 헤어나기 힘들어요”.
인라인하키 동호회 ‘카오스’의 주장인 채승훈씨(31)는 인라인하키 예찬론자다. 질주할 때 느끼는 쾌감은 물론 스틱에 착착 감기는 퍽의 감촉은 어느 스포츠와도 비교할 수 없다는 게 경력 7년째인 채씨의 지론이다.
1990년대 후반부터 인기를 끌기 시작한 인라인하키는 말 그대로 얼음판이 아닌 맨땅에서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고 퍽을 때리는 경기다. 아이스하키와 규칙은 거의 비슷하지만 안전을 위해 보디체크를 금지하고 5명(아이스하키는 6명)이 플레이를 한다는 점이 다르다.
현재 전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동호회는 200여개에 이른다. 3,000여명이 인라인하키의 매력에 푹 빠져 맘껏 스틱을 휘두를 수 있는 주말을 고대하고 있다. 동호회원 대부분은 인라인하키를 ‘열광적으로’ 사랑하는 마니아층이다. 국민생활체육인천인라인하키연합회 김수영 사무국장은 “회원 중에는 더 좋은 장비를 사기 위해 직장을 다닌다는 사람이 있을 정도”라고 귀띔했다.
아이스하키와 달리 일반인들도 쉽게 접할 수 있다는 매력 때문에 학생은 물론 여성들의 동호회 가입이 느는 추세다. 격렬한 보디체크가 없어 부상의 우려가 적다는 것도 인라인하키의 또다른 장점이다.
최근에는 동호회끼리 모여 실력을 겨루는 대회도 많이 열리고 있다. 전국연합회가 주최하는 경기가 1년에 봄·가을 두차례 있고 각 지역연합회에서 개최하는 대회는 수시로 열린다.
지난 6일 인천 동막인라인하키 경기장에서는 전국의 인라인하키 동호회 강자들이 모여 짜릿한 주말 일전을 벌이고 있었다. 인천협회가 주최하는 대회지만 서울, 성남, 고양, 안양 등 수도권은 물론 청주에서 온 팀까지 가세한 ‘그들만의 리그’가 한창이었다.
“이쪽으로 패스, 좋아 좋아.” “슛 때려.”
선수들을 독려하는 팀 동료들의 응원 속으로 철제 펜스를 때리는 퍽의 굉음이 ‘쨍’ 하고 끼어든다.
이날 참가한 팀들은 1주일전 예선을 거쳐 본선 8강에 진출한 강호들. 리버티(성남), 카오스(인천), 동키호테(고양) 등 이른바 ‘리카동’은 이 세계에서 알아주는 강자들이다. 결국 결승에서는 리버티가 동키호테를 5-4로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이들에게 승리가 전부는 아니다. 같이 모여 운동만 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다는 바람을 갖고 있다.
전용경기장이 인천과 일산 2곳뿐이어서 경기를 즐길 장소가 마땅치 않은 까닭이다. 연습은 대부분 공원 대리석 바닥을 누비거나 실내롤러스케이트장을 빌려서 한다. 그 때문에 인터넷에 대회 공지를 올리면 순식간에 참가팀의 ‘클릭’이 잇따른다. 일반 손님이 없는 심야에 실내롤러스케이트장을 빌려 ‘밤샘하키’도 가끔 여는데 참가자들이 줄을 선다고 한다.
‘레포츠포유플라이어스’(서울)에서 감독을 맡고 있는 이규원씨(29)는 “달리기가 1차원적 운동이라면 인라인하키는 4차원 운동”이라고 말했다. 단순히 달리는 것이 아니라 스케이트를 지치며 스피드를 만끽하고 때리고 막는 동작을 통해 남성다움까지 함께 얻을 수 있는 스포츠가 바로 인라인하키의 인기비결이라고 이씨는 강조했다.
〈인천/조홍민기자 dury129@kyunghyang.com〉
◇인라인하키는?
스케이트를 빼면 아이스하키와 거의 비슷하다. 스틱과 보호구 등 장비를 사용하고 경기 규칙도 유사하다. 무엇보다도 아이스하키에 비해 장소 제약이 적다는 게 큰 장점이다. 아스팔트 대리석 우레탄 등 어떤 재질의 바닥이든 스틱과 퍽, 인라인 스케이트만 있으면 아이스하키 못지않은 박진감을 즐길 수 있다.
인라인하키를 즐기기 위해서는 우선 장비를 갖추고 각 동호회에 가입하면 된다. 동호회에 들어가면 숙련자들이 기초부터 가르쳐주지만 일반 인라인스케이트를 3~6개월가량 배운 뒤 동호회에 들어가는 게 낫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주법과 스틱워크 등을 1~2개월가량 익히면 연습경기를 즐길 수 있다. 회비는 보통 한달에 3만원 수준이다.
인라인하키용 스케이트는 일반 피트니스용과는 약간 차이가 있다. 재빠른 방향전환과 제동을 위해 앞바퀴 2개는 좀 작고(72㎜) 뒷바퀴는 약간 크다(80㎜). 가격은 20만원대에서 60만원대까지 다양하다. 대부분 미국이나 캐나다 제품이기 때문에 일반 인라인스케이트보다 값이 비싼 편이다. 전문가들은 초보자의 경우, 너무 비싸지 않은 것으로 고르라고 권한다. 헬멧은 2만~3만원대, 선수용은 10만~20만원대까지 있다. 글러브는 8만~10만원, 스틱은 2만~3만원대면 구입할 수 있다. 샤프트(12만~25만원)에다 바닥에 닿아 닳기 쉬운 소모품인 블레이드(2만5천~3만5천원)를 갈아끼울 수 있는 분리형 스틱도 많이 사용한다. 50만원 정도면 최저 수준으로 장비를 갖출 수 있다.
〈조홍민기자〉
최종 편집: 2004년 06월 08일 19:01:20
ㅎㅎ 카리동, 카동리, 동카리, 동리카, 리동카.. 영..
쩝 이상하네여!!
발음땜에 그런건지.. 아님 이유가 있는건지 갑자기 알고싶어 지네여.. 아시는 분 리플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