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하키> 마음에 상처 받고 떠나는 현종범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의사소통이 잘 안돼 일어난 사고라고 하기에는 뿌리를 찾기 위해 온 한국계 청년에게는 너무 큰 마음의 상처였다.
아시아인 최초로 독일 프로아이스하키리그에서 뛴 현종범(27)은 국내 구단 강원랜드 입단이 좌절됨에 따라 30일 독일로 돌아간다.
독일리그 등 다른 팀에서 온 입단제의도 뿌리치고 조국에서 뛸 날만 기다리고 있다가 갑자기 입단불가 통보를 받아 아예 빙판을 떠나게 됐다.
어눌한 한국어로 "아버지와 약속한 대로 아이스하키를 그만 두고 공부를 계속해 취직을 하겠다"고 말했지만 그를 지켜보던 이들에게서는 강원랜드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조국을 위해 도울 것이 없을까 싶어 한국에 왔고 한국 아이스하키 발전을 위해 뛰겠다고 벼르고 있던 선수를 내치고 결국에는 선수생활까지 접게 한 게 너무 무책임하다는 게 골자다.
현종범은 지난 5월부터 3개월 동안 강원랜드 선수단에서 함께 훈련하면서 유소년들을 가르치는 아르바이트로 번 돈과 자취방 보증금을 빼 생활하고 있었다.
구단에서는 기간을 명시하지 않은 채 테스트 명목으로 현종범을 데리고 있으면서 식사 세 끼만 제공했을 뿐 장비나 교통비 등은 일절 지원하지 않았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본인이 함께 훈련하고 싶다고 해서 그렇게 했을 뿐이다. 홍보효과도 큰데 입단을 마다 할 이유가 있겠느냐. 하지만 외국인 쿼터문제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게 됐다. 다른 데서 입단제의가 왔으면 진작 얘기했다면 좋았을텐데 왜 말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강원랜드는 올 시즌 한.중.일 아시아리그에서 외국인 선수 쿼터 5장을 받았지만 캐나다 국적인 송치영이 외국인으로 인정되면서 역시 외국선수인 현종범의 자리가 없어졌다. 현종범의 기량이 북미나 유럽리그를 거친 다른 외국선수 4명보다 떨어지기 때문에 내린 결정이었다는 게 구단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종범은 "지도자의 역량이 떨어지고 도무지 이기려고 하지 않는 팀에 있어봐야 내가 도움이 될 길이 있겠느냐"고 말하는 등 울화를 토로하기도 했다. 한 독일기자는 현종범이 한국에서 뛰는 건 아이스하키 뿐만 아니라 정치학 커리어를 쌓는 데도 '시간 낭비'라는 내용을 담아 e-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국제정치학 석사인 현종범은 독일로 돌아간 뒤 더 이상 빙판에서 뛰지 않고 학업에 전념할 계획이다. 12월 말에는 '재독 한국 1ㆍ2세의 생활'이라는 제목의 책을 낸다.
그는 "독일 이민 1세들은 우리 2세들이 차별과 멸시를 받지 않고 살 수 있도록 하려고 계속 싸워왔다. 나도 3세들이 독일에서 당당하게 살 수 있도록 싸워나가겠다. 그게 내 학업의 과정이자 목표다"고 말했다.
jangje@yna.co.kr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의사소통이 잘 안돼 일어난 사고라고 하기에는 뿌리를 찾기 위해 온 한국계 청년에게는 너무 큰 마음의 상처였다.
아시아인 최초로 독일 프로아이스하키리그에서 뛴 현종범(27)은 국내 구단 강원랜드 입단이 좌절됨에 따라 30일 독일로 돌아간다.
독일리그 등 다른 팀에서 온 입단제의도 뿌리치고 조국에서 뛸 날만 기다리고 있다가 갑자기 입단불가 통보를 받아 아예 빙판을 떠나게 됐다.
어눌한 한국어로 "아버지와 약속한 대로 아이스하키를 그만 두고 공부를 계속해 취직을 하겠다"고 말했지만 그를 지켜보던 이들에게서는 강원랜드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조국을 위해 도울 것이 없을까 싶어 한국에 왔고 한국 아이스하키 발전을 위해 뛰겠다고 벼르고 있던 선수를 내치고 결국에는 선수생활까지 접게 한 게 너무 무책임하다는 게 골자다.
현종범은 지난 5월부터 3개월 동안 강원랜드 선수단에서 함께 훈련하면서 유소년들을 가르치는 아르바이트로 번 돈과 자취방 보증금을 빼 생활하고 있었다.
구단에서는 기간을 명시하지 않은 채 테스트 명목으로 현종범을 데리고 있으면서 식사 세 끼만 제공했을 뿐 장비나 교통비 등은 일절 지원하지 않았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본인이 함께 훈련하고 싶다고 해서 그렇게 했을 뿐이다. 홍보효과도 큰데 입단을 마다 할 이유가 있겠느냐. 하지만 외국인 쿼터문제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게 됐다. 다른 데서 입단제의가 왔으면 진작 얘기했다면 좋았을텐데 왜 말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강원랜드는 올 시즌 한.중.일 아시아리그에서 외국인 선수 쿼터 5장을 받았지만 캐나다 국적인 송치영이 외국인으로 인정되면서 역시 외국선수인 현종범의 자리가 없어졌다. 현종범의 기량이 북미나 유럽리그를 거친 다른 외국선수 4명보다 떨어지기 때문에 내린 결정이었다는 게 구단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종범은 "지도자의 역량이 떨어지고 도무지 이기려고 하지 않는 팀에 있어봐야 내가 도움이 될 길이 있겠느냐"고 말하는 등 울화를 토로하기도 했다. 한 독일기자는 현종범이 한국에서 뛰는 건 아이스하키 뿐만 아니라 정치학 커리어를 쌓는 데도 '시간 낭비'라는 내용을 담아 e-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국제정치학 석사인 현종범은 독일로 돌아간 뒤 더 이상 빙판에서 뛰지 않고 학업에 전념할 계획이다. 12월 말에는 '재독 한국 1ㆍ2세의 생활'이라는 제목의 책을 낸다.
그는 "독일 이민 1세들은 우리 2세들이 차별과 멸시를 받지 않고 살 수 있도록 하려고 계속 싸워왔다. 나도 3세들이 독일에서 당당하게 살 수 있도록 싸워나가겠다. 그게 내 학업의 과정이자 목표다"고 말했다.
jangje@yna.co.kr
아뭏든 전 강원랜드에 많이 실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