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운대 아이스하키부, 눈물의 '마지막 경기(?)'>
연합뉴스 | 기사입력 2007-11-02 17:58
2007 코리아 아이스하키리그 광운대와 연세대의 경기가 열린 2일 목동링크.
연세대 선수들은 22명 엔트리를 꽉 채워서 출전했지만 광운대는 8명 밖에 안 됐다. 연세대 부원은 24명으로 광운대의 꼭 3배였다.
부원 8명 가운데 4학년이 졸업하고 나면 내년에는 3명이 남는다. 신입 부원을 받지 않기로 한 광운대는 이 상태로는 내년에 대회에 출전하는 것이 불가능해 사실상 이날 경기가 1979년 창단된 광운대 아이스하키부의 마지막 경기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광운대로서는 처음부터 버거운 경기였다. 김기성, 박우상 등 국가대표 선수들이 여럿 있는 대학 최강 전력의 연세대를 꺾기란 불가능에 가까웠다.
골리 1명을 제외하고 공격수 4명, 수비수 3명 가운데 얼음판에서 뛰는 선수는 공격수 3명, 수비수 2명이었다. 연세대 선수들이 1분 뛰고 3분을 쉰다면 광운대 선수들은 힘겹게 3분을 버텨도 고작 1분밖에 쉴 수 없었다.
연세대 선수들은 슛을 골대가 아닌 허공으로 쏘아대는 등 '한 수 접어주는' 플레이를 했다. 광운대는 황경필 등이 좋은 슛을 여러 차례 날려봤지만 결국 0-4로 지고 말았다.
경기가 끝나자 선수들은 손으로 무릎을 짚고 가뿐 숨을 몰아쉬었고 벤치의 최진철 감독을 향해 큰 절을 올렸다.
올해를 마지막으로 학교를 떠나는 디펜스 박재형은 유니폼 상의로 얼굴을 감싸고 통곡을 했다. 라커룸에 들어와서도 그의 눈물은 멎을 줄을 몰랐다.
주장 정환서는 "마지막까지 열심히 해서 후회하지 않겠다고 생각했는데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후배들에게 많이 미안하고 선배들에게 죄송스러울 뿐이다"고 씁쓸하게 뱉었다.
2학년인 이한별은 "부가 없어진다고 생각하면 운동을 하기 싫어질 것 같아서 그런 생각은 아직 안 해봤다. 내년에 어떻게 될 지 모르겠지만 계속 운동을 하고 싶다. 팀이 유지되는 게 최상이겠지만 다른 학교에 편입을 해서라도 계속 뛰고 싶다"고 말했다.
학교 당국이 공식적인 해체 방침을 밝히지 않았을 뿐이지 팀을 존속시키겠다는 의지가 부족한 상황이지만 선수들은 함께 땀흘려온 팀이 없어질 지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했다 .
최진철 감독은 "광운대는 내가 뛰던 1997-1998시즌에만 해도 실업팀이 나왔는데도 3위를 할 정도로 잘 했다. 2000년대 들어와서 고등학교 선수가 줄어든 상황에서 선수 수급이 잘 안돼서 내리막길을 걸었다"고 안타까워하면서 "올해 선수가 8명밖에 안 되지만 힘들게 운동해왔다. 팀을 부활시키고 싶은 소망이 크다"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