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NHL 베테랑 수비수 릭 잭맨. 그는 이제 공식적으로 한라 유니폼을 입게 됐다. (사진: 애너하임 시절 당시 잭맨. 지난 2007년 NHL 플레이오프 서부컨퍼런스 결승 4차전, 1피리어드(8:14)에서 디트로이트를 상대로 파워플레이에서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당시 상대 골리는 도미넥 하섹)
전 스탠리컵 우승 주전 멤버, 한라 블루라인을 사수한다
기량, 경험 터프함까지 가세... 바디체크 ‘살인적’ 수준
존 아 & 우드를 합친 복합 공격형 수비수... 팀 사상 최고의 대어
2011-2012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
2관왕 디펜딩 챔피언 안양 한라가 대어를 낚았다.
한라는 26일 오전, 전 NHL 수비수 릭 잭맨(Ric Jackman, 33)과 3년 계약에 합의했다.
한라 구단은 잭맨의 이번 영입으로 24명의 선수들과 모두 계약이 끝났으며 2011-2012 차기시즌을 위한 로스터가 최종 확정된 셈이다. 한라는 국내 선수 21명과 외국인 선수 공격수 브락 라던스키, 알렉스 김, 잭맨 체재로 올 시즌 돌입한다.
잭맨은 세계 최고의 아이스하키리그인 NHL(북미 아이스하키리그)에서 주전으로 뛰었던 공격형 수비수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아이스하키 팬들은 현역으로 뛰고 있는 진정한 NHL 출신의 플레이를 볼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지난 3년 동안은 유럽에서 활약했다.
“아시아의 명문 한라의 유니폼을 입게 되어서 기쁘다.”라고 말한 그는 “유럽은 현재 경제문제로 팀들의 운영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마침 한라팀으로부터 적극적인 오퍼를 받아 고심 끝에 받아들이기로 했다. 구단과 안양시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이야기를 들었고 가족들 모두 매우 기대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잭맨은 이어 “앞으로 매년 우승을 할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나의 경험, 리더쉽, 기량, 터프함으로 팀에 도움을 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한라는 과거 5개의 스탠리컵 우승반지를 자랑하는 핀란드 출신의 공격수 에사 티카넨이 한 시즌(04-05‘) 뛰었지만 당시 티카넨은 은퇴 후 3년간의 공백 이후 합류했다. 하지만 이번 상황은 다르다.
잭맨은 당초 전 소속팀인 슬로반 구단과 2년 계약을 맺었지만 팀의 재정문제로 고민하던 중 한라측으로부터 두 달여간의 끈질긴 오퍼로 슬로반과 계약 해지 후, 한국행을 택하게 됐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출생한 그는 주니어 시절 OHL 주니어리그를 거쳐 1996년 NHL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5번째 지명을 받았던 특급 유망주였다. 2000년, 댈러스의 유니폼을 입고 NHL에 입성한 그는 이후 5시즌 동안 보스턴-토론토-피츠버그-플로리다-애너하임을 돌며 정규시즌 231경기에 출전, 19골 58도움 77포인트를 올렸다.
(개인기록: http://www.eliteprospects.com/player.php?player=4485)
잭맨의 생애 가장 큰 하이라이트를 꼽자면 단연 2007년 우승. 그는 지난 2007년 애너하임 덕스 시절 스탠리컵 우승을 따낸 주역이었다. 2007년 1월 3일, 애너하임의 브라이언 벌크 단장은 신인 드래프트권을 내주고 플로리다에서 잭맨을 영입했고 결국 이 해에 6월, 잭맨은 자신의 이름을 우승컵에 새겼다. 당시 국내에서도 스포츠 케이블사가 스탠리컵 결승 시리즈를 생방송으로 방영한바 있는데 자연스럽게 국내 하키팬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잭맨은 당시 수비 3조에서 동료 켄트 허스킨스와 함께 호흡을 맞추었다. 애너하임은 오타와 세내터즈를 시리즈 4-1로 누르고 1993년 창단 이후 구단 사상 첫 우승을 따냈다.
우승 후, 자신의 해외 첫 공식진출을 한 그는 오스트리아, 스웨덴 1부(Allsvenskan), 스위스 A에서 뛰었고 지난 시즌에는 ECHL의 유타팀에서 특별 초청을 받아 잠시 몸을 푼 후, 슬로바키아 톱리그에 속한 HC 슬로반 브라티슬라바에 오퍼를 받아 유럽으로 다시 날아갔다.
국제무대에서도 성공한 그는 지난 1997년 20세이하 주니어 캐나다 대표팀으로 발탁, 금메달을 조국에 안겨주었으며, 지난 2007년에는 유럽에서 매년 벌어지는 *스펭글러 컵 캐나다 대표팀으로 뽑혀 이 대회에서 역시 금메달을 따낸 바 있다.
188cm 100kg 의 이상적인 하드웨어를 갖추고 있는 그는 뛰어난 파워플레이 전문으로 존 아의 슛팅과 더스틴 우드의 거친 플레이가 합쳐진 한단계 업그레이드 된 복합 공격형 수비수다. 공격감각은 물론 게임을 잘 풀어주는 장점이 있으며 힘이 매우 좋고 몸싸움을 잘하며 강력하면서도 깔끔한 바디체크가 일품이다. 사실 잭맨의 바디체크는 가히 살인적 수준. 특히 지난 시즌 슬로바키아에서 시즌 중 무려 3명이 잭맨의 체킹으로 실신해 실려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묵직하며 비교적 정확한 슛이 주무기이며 상대와의 기싸움에서 지지 않는 카리스마 넘치는 면도 있다. 거친 몸싸움으로 상대를 주눅 들게 한 후 경기의 주도권을 잡는데 능한 그는 슬로바키아에서 활약한 수비수 중 가장 기량이 뛰어났던 에이스였다.
한라는 지난 몇 년간 무난한 외국인 선수들이 거쳐 갔지만 현역 선수로는 잭맨이 사실상 차원이 다른, 가장 화려한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기량 역시 여전히 살아있다.
잭맨의 NHL 231경기 경험은 한라 유니폼으로는 에사 티카넨(877)에 이어 역대 2번째로 가장 많고 아시아리그를 거쳐간 외국인 선수로는 티카넨, 숀 포딘(699), 데릭 플랜트(450), 타이슨 내쉬(374), 수비수 스티브 맥케나(373), 골리 제이미 맥클레난(254)에 이어 7번째로 많다. 명예롭게도 잭맨은 아시아리그를 거쳐 간 외국인 선수 중 역대 가장 높은 트래프트 지명 선수로 당분간 기록되게 됐다. 또한 스탠리컵 반지를 낀 역대 외국 선수으로는 티카넨, 포딘, 플랜트에 이어 4번째 선수가 됐다.
그는 주니어 시절 동료 공격수 조 쏜튼을 비롯해, 이후 프로에서 공격수 마이크 모다노, 브랫 홀, 조 누인다이크, 매츠 선딘, 알렉산더 머길니, 시드니 크로스비, 테이무 셀라니, 수비수 스캇 니더마이어, 크리스 프렁거 등 기라성 같은 메가급 스타들과 한솥밥을 먹었다. NHL과 유럽리그를 오가며 훌륭한 전술 및 내실 깊은 경험을 쌓아와 한라로써는 여러 가지 면에서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잭맨은 다음 달 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할 예정이며 올 시즌 등번호 55번을 달고 출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라는 8월 8일부터 공식 여름 트레이닝을 시작하게 되며 2008년 이후 3년만에 참가하는 아시아리그 시범경기를 위해 일본 9월 1일, 일본 토마코마이로 출국하게 된다. 이번 시범경기에서는 중국을 제외한 6팀이 참가한다.
한편 지난 3년간 한라의 블루라인을 지켜주었던 수비수 존 아는 이탈리아 톱 리그의 Valpellice팀과 계약을 맺었다. 체코 Extraliga 의 HC Ceske Budejovice 팀과 Try-out 계약을 맺었던 더스틴 우드는 팀의 재정문제로 다른 옵션을 알아보고 있다. 마지막으로 부주장 브래드 패스트는 프로 8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 지도자의 길을 택하게 됐다.
(스펭글러 컵이란: 1923년부터 유럽에서 매년 12월 말 일주일간 벌어지는 가장 오래된 국제 대회로 미니 토너먼트 형식으로 스위스 다보스에서 펼쳐진다. 홈팀 다보스를 포함해 총 6 클럽팀이 모여 격돌하는데 작년에는 스위스A의 다보스, 제네바, 러시아 KHL의 SKA와 스파탁 모스코바, 체코 Extraliga의 스프라타 프라하, 그리고 캐나다팀이 참가했다. 캐나다팀은 유럽에서 뛰고 있는 캐나다 국적 선수들 중 가장 기량이 좋은 선수들만을 차출, 팀을 구성해 출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