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4대 스포츠 이벤트로는 동·하계올림픽,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월드컵축구를 꼽습니다. 이 4대 이벤트를 모두 치른 국가는 단 4개국밖에 없습니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입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함으로써 한국은 이제 5번째 나라로 등록하게 됩니다.
일본은 벌써 동계올림픽을 두 번이나 개최했습니다. 1972 삿포로, 1998 나가노대회를 이미 치렀지요. 개최국의 경우 성적에도 어느 정도의 프리미엄이 붙기 마련인데, 일본이 온갖 노력을 했음에도 참담한 성적에 그친 종목이 있습니다.
바로 아이스하키입니다. 삿포로대회 아이스하키에서 단 1승도 못 건진 일본은 나가노올림픽을 대비, 7명의 외국선수를 귀화시켜 대표팀에 발탁합니다. 그러나 예선리그에서 전패의 수모를 면치 못합니다.
한국은 2018 평창대회 아이스하키에 아예 참가조차 불가능할지 모릅니다. 2006 토리노대회를 끝으로 개최국 자동출전권이 없어졌기 때문이죠. 올림픽 아이스하키에는 12개국만 출전합니다. 세계 랭킹 9위 안에 들면 자동진출권을 획득하며 10∼30위는 예선전을 거쳐야 하는데 현재 세계 31위인 한국이 뚫기는 힘든 벽입니다.
대한체육회는 지난 3월 목동에서 열렸던 여자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디비전Ⅱ)을 위해 내한한 르네 파젤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회장에게 한국 아이스하키의 2018 올림픽 출전 여부에 대해 자문을 구한 바 있습니다. 파젤 회장은 '한국이 세계랭킹 18위 이내에만 들면 자동출전권을 획득하는 데 도움을 주겠다'는 답을 했다고 합니다. 박용성 대한체육회장은 대한아이스하키협회로부터 '한국의 세계랭킹은 23위'라는 보고를 받고 상당히 고무돼 교포선수들을 귀화시키는 등 의욕적인 방안을 강구하라는 지시를 내렸는데 실제 랭킹을 알고는 격노했다고 합니다.
아무튼 2018년까지 세계랭킹을 18위 이내로 올리는 것이 한국 아이스하키계에 떨어진 발등의 불입니다. 그러나 대한아이스하키협회는 참 구태의연합니다. 오는 15일부터 21일까지 폴란드 크리니카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 디비전Ⅰ 그룹B에 출전하는 대표팀을 구성하면서 해외 유망주를 제외해 말이 많습니다.
협회는 막판에 캐나다 앨버타주니어리그(AJHL) 캘거리 머스탱스에서 뛰고 있는 한국 국적의 성우재 선수를 제외했습니다. 대표팀 코칭스태프도 그의 능력을 인정하고 국내 다른 선수를 제외하자는 의견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186㎝, 88㎏의 체격에 2011~2012시즌 팀의 1조 센터로 확실히 자리를 잡아 49게임에서 34포인트(16골 18어시스트)를 기록했던 이 유망주의 대표팀 제외는 동계올림픽 출전보다는 기꺼이 우물 안 개구리로 남겠다는 아이스하키협회의 의식을 보여주는 것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