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화 추진 아이스하키 선수 라던스키

by 펭귄스 posted Mar 07,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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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화 추진 아이스하키 선수 라던스키

국내에는 프로 아이스하키 2개팀이 있다. 그중 하나 안양 한라의 외국인 선수 브락 라던스키(30·사진). 그는 지금 한국귀화를 추진 중이다. 대한체육회가 그를 추천했고, 곧 있을 법무부 국적심의위원회 심사만 끝나면 그는 한국인으로, 한국스포츠사상 첫 푸른 눈의 대표선수가 된다. 캐나다인인 그는 왜 한국인으로 살려는 걸까.

지난 5일 안양에 있는 아이스링크에서 만난 그는 “주변에서 귀화를 얘기할 때 긴장했지만 한편으론 고맙다고 생각했다. 나를 필요로 하는 데서 하는 새로운 도전이라고 여기기로 했다. 무엇보다 태극마크를 달고 링크를 누빌 수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며 국제무대에서 한국선수들과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다고 했다.



그는 두 살 때 7살 위 형을 따라 스케이트화를 신었다. 그리고 16살 때 토론토 클럽팀에서 뛰며 아이스하키는 삶의 일부가 됐다. 미국 미시간대에서 선수생활을 계속한 그는 최고의 리그인 북미하키리그(NHL)에는 진출하지 못했지만 바로 밑인 아메리칸하키리그 에드먼턴 로드 러너팀에서 뛰었다. 3부리그인 이스트코스트하키리그 등에서 3년을 뛴 그는 독일 아우그스부르커에서 1년 이상 용병으로 활약하다 2008년 안양 한라의 제안을 받았다.

망설였던 한국 진출. 그는 “어떻게 망설이지 않았겠나. 유럽은 그나마 서양문화권이니 적응이 어렵지 않았지만 아이스하키가 삶이라고 해도 한국은 좀 달랐다. 마침 한국리그를 겪은 친구들이 있어 그들에게 물어보고는 한국행을 결심했다”고 했다. 독일 진출 때처럼 아내의 조언과 가족들의 믿음도 큰 힘이 됐다. 무엇보다 한국리그를 거친 선수들의 한국 아이스하키에 대한 인상이 좋았다.

그렇게 시작된 한국행이 이제는 귀화라는 쉽지 않은 변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6년 동안 한국생활에 푹 젖어있던 것이 귀화 결정에 한몫했다. 아내는 한국에서 친구도 많이 사귀고, 영어강사로 만족스러운 생활을 하고 있다. 이제 8개월된 딸에게 한국은 고향이다.

아무리 한국이 좋고 정이 들어도 한국의 아이스하키가 수준 이하라면 계속 머물기 쉽지 않다. 그는 “북미나 유럽과는 스타일이 많이 다르다. 한데 스피드와 개인기는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 그런 선수들 사이에서 적응하느라 힘이 들었다”며 한국 아이스하키 수준을 높이 평가했다. 우리가 몰랐던 한국 아이스하키 수준을 그는 인정한다. 다만 선수층이 얇은 게 안타까울 뿐이다.

그는 “공격수는 좋은 선수들이 많지만 수비수들에 대한 관심이 적다. 수비도 공격 못지않게 중요하다”며 “수비수에 대한 인식을 좀 다르게 가져가야 한국 아이스하키가 지금보다 더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귀화의 배경에는 아무래도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있다. 평창조직위를 비롯, 체육계는 성공적인 동계올림픽을 위해 외국인 지도자는 물론 선수들의 귀화를 통한 전력강화를 추진 중이다.

“지금 30살이어서 5년 후 동계올림픽에 대한 우려가 있다. 하지만 한국선수들은 군대라는 공백기간이 있어 힘들어도 나는 몸관리만 잘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며 동계올림픽에 뛸 수 있음을 강조한다.

평창올림픽에 주최국 프리미엄이 사라진 것도 귀화를 추진한 배경이다. 국제 아이스하키 연맹(IIHF)은 한국의 세계랭킹이 18위 내에 들어야 평창올림픽 자동출전권을 준다는 방침이다. 현재 한국은 28위. 10계단을 끌어올려야 하는데 그러려면 반드시 라던스키가 필요하다.

“처음에는 음식 등 때문에 적응하기 힘들었지만 정 많은 한국선수들과 팀 프런트, 주변의 도움으로 6년간 한국에서 행복하게 살았다”는 라던스키는 “부지런한 한국사람처럼 열심히 산다면 귀화 이후에도 한국 아이스하키 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의 아이스하키에 대해 그는 “아이스하키에 대한 관심은 어릴 때부터 키워진다. 아이들의 손을 잡고 링크를 찾아 응원하고 룰을 설명해준다면 한국 아이스하키도 사랑받는 스포츠로 성장할 것”이라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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