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지난주 Game을 보면서... 들었던 상상...

by Flames posted Mar 09,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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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들이 뛰고 있는리그에 SISEC( Swiss International Sports & Education Center )이라는 팀이 있습니다.
시즌 초, 이 팀과 첫 게임을 뛰고 온 우리 아들이 말했습니다. “아빠, 이상해. SISEC팀 애들은 영어를 안쓰고 러시아 말을해.
외국에서 온 애들이래.” 캐나다 Midget AA에서 뛰고 있는 외국팀이라… 저도 팀의 정체가 궁금해서 알아보기 시작을 했습니다.

하키러브닷컴의 올려진 글을 읽으면서 많은 분들이 한국의 주니어하키를 걱정하시고 한국의 하키 발전을 위해
고심하시는 분들이 많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저는 아들이 하키를 시작하기전에 한국을 떠나왔고,
계속 캐나다에서만 하키를 시켜 왔기 때문에 한국 주니어 하키의 수준이나 현실에 대해서는 전혀 모릅니다.
이런 제가 올리는 글이 너무 현실에 맞지 않는 황당한 이야기 일 수 있다는 생각에, 글 올리기를 주저 했었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주니어 하키 발전을 위해 혹시 필요한 모델이 될 수 있고, 혹시 하키유학을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도움이 될 수 있을것 같다는 기대감에 글을 올려 볼까 합니다.

아들이 뛰고 리그는 CSSHL(Canadian Sports School Hockey League)입니다. 캘거리를 중심으로 반경 6시간정도 거리내에 있는
하키스쿨들이 참가하는 리그입니다. 우리애가 다니고 있는 EDGE School을 포함해서 7개의 팀들이 홈, 어웨이 방식으로
게임을 하고 있습니다. 주중에는 학교 수업을 하고 방과후에는 매일 Practice와 체력 훈련을 하고 거의 금요일은
팀 버스를 타고 원정 경기를 떠났다가 일요일 날 돌아옵니다. 시즌이 진행되는9월부터 시작해서 3월중순까지,
거의 7개월동안 공부와 격한 운동, 주말 원정게임을 동시에 하기때문에 7개월이 어떻게 지났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지나 갑니다. 하키만큼 학업도 중요시 되어야만 하는 고등학교 학생신분인지라, 원정에서 호텔에 머무르는 동안,
오전에는 Study time이 있어서 코치 감독하에 공부하는 시간도 있다고 합니다. 주로 이시간에 밀린 숙제와
시험 준비를 한다고 합니다.

또 서론이 길어졌습니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같은 리그에서 게임을 하고 있는 SISEC이라는 팀은 유럽에서 선발된
하키 유학팀(15-17세)입니다.  스위스를 중심으로 하키를 하고 있는 유럽 학생 중에 캐나다로 하키 유학을 오고 싶은
학생들을 모집해서, 1년 동안 캘거리에서 유학 생활을 합니다.  스위스 출신의 학생이 가장 많고, 러시아,
필란드 출신의 학생도 몇명 있고, 미국 출신, 어떤 루트를 통해서 왔는지는 모르지만, Owaku라는 성을 갖은
일본출신 학생도 한명 있습니다. 이 일본 친구 꽤나 잘 하더군요.

싸이트를 통해서 본 내용으로는 7-8월에 선수를 선발하고, 스위스에서 Training Camp를 한 후에 9월 학교 시작에
맞추어서 캐나다로 학생비자를 받고 입국을 합니다. 학교는 캐나다 공립학교에서 수업을 하고, 캐나다 가정에서
홈스테이를 합니다. 하루 일과는 아침 7-8시까지 오전 Practice, 9시부터 3시 반까지 학교 수업, 오후 Practice,
홈스테이 가정에서 저녁 휴식. 주말에 게임. 리그 중간중간에 토너먼트 대회 참가…  대략 토너멘트 포함해서
한 시즌에  50 게임이상을 한다고 합니다.  코칭스탭은 모두 캐나다에서 선수 생활을 한 캐나디언 출신 코치.  
1년 단위로 계약을 하고 캐나다에서 시즌과 학업을 한 다음에 6월말에 귀국을 한다고 합니다.
싸이트에 올린 경험담을 보면, 유럽의 하키보다 훨씬 도전이 많고, 아이스 타임 많고, 훨씬 많은 게임을
할 수 있어서 하키 실력 향상에 크게 도움이 되었다고 나와있더군요.  

캐나다에서 하키유학을 하는 방법이 몇가지 있을것 같습니다.

첫번째, 일반 공립학교나 스포츠 스쿨에 입학을 해서 방과후 학교팀에서 뛰거나 커뮤니티 팀 리그를 뛰는 방법.
본인의 레벨에 맞는 팀에 가입되서 훈련받으면서 시즌 기간동안 게임을 원없이 뛸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점은 누군가 운동을 뒷바라지 해줄 사람이 일대일로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거의 매일 있는 Practice와
게임을 데려다 주고, 데리고 오고, 챙겨 먹이고… 운동선수 뒷바라지 하는거 장난 아닌데…
이역할은 부모 밖에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꼭 부모중에 한분은 함께 와 계셔야 될 것 같습니다.

두번째는 리그에 참가하지 않고, 봄/여름방학 동안 있는 하키 캠프에 참가해서 집중 Training을 받는 방법.
문제는 너무 단기라는 점. 게임이 병행 되지 않은 Training이 재미도 떨어질 뿐 아니라, 실전에 얼마나 도움이 되련지…

세번째는 SISEC같이 팀을 구성해서 리그에 참여하고 캐나디언 전문 팀 코치를 고용해서 함께 훈련하고 게임을 뛰며서
학교 공부를 병행하는 방법. 물론, 잠깐만 생각해 보아도 너무나 많은 문제점과 준비 해야 될 사항이 많이 있을것 같습니다.
비슷한 레벨의 20여명의 고등학교 선수들이 모일 수 있을지, 팀을 받아 줄 리그가 있을지, 팀을 운영하고,
학교 생활까지 간섭 할 수 있는 훌륭한 메니져 역할을 할 사람을 구 할 수 있을지, 한참 클 나이인데.. 잘먹이고 잘 챙겨줄
캐나디언 홈스테이를 구할 수 있을지, 비용적인 면은 감당할 정도 일지…

현실과 동떨어지고 당장은 실현 불가능한 상상일 수 있지만… 협회가 쥬니어 하키의 수준을 높일 계획으로 예산을 확보하고,  
U17 선수를 실력에 의해 공정하게 선발한 다음, 그 중 참가를 원하는 선수를 대상으로 SISEC과 같은 팀을 만들어서,
비용의 일부를 지원하는 방법으로 진행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스위스에서 온 SISEC팀도 실제로 운영이 되는 걸로 봐서, 전혀 실현 불가능한 상상만은 아닌듯 합니다.


지난주에 있었던, 우리가 애가 속한 팀과 SISEC 과의 게임 영상입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Rp29bNAlPwI

White가 스위스에서 온 SISEC.  Purple이 EDGE School 팀.  우리 아들은 Concussion이 완벽하게 회복이 안되어
경기에 나서지는 못 했고, 저와 함께 관중석에 앉아서 이 경기를 지켜 보았습니다.
경기를 지켜보는 내내, Swiss국기가 아니고, 태극마크를 단 Junior team Korea 와 미래에 우리 아들이 속한 팀이
치열하게 게임을 하는 모습을 상상하면서 혼자 속으로 웃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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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은 지난주 학교 재활 담당자로부터 Play-off 경기에 나가도 좋다는 허가를 받고, 오늘 아침 주말 경기를 위해
Kelowna, BC로 떠났습니다. 저도 토요일 새벽에 경기를 보기위해서 6시간을 운전하고 갈 예정입니다.
이번 시즌 마지막 경기인데.. 도저히 미스 할 수가 없어서요.
지난번에 올린 글을 보시고 격려의 말씀을 올려주긴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