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총학생회, 아이스하키부 코칭스태프 전원 경질 요구
SBS ESPN 정진구 | 2012-08-01 00:27:51고려대학교 총학생회가 아이스하키 전 감독의 폭행사주 사건과 관련해 성명서를 발표했다. 학교측이 진상조사 결과 발표를 미루고 있는 가운데 사건에 연루된 인사가 여전히 아이스하키팀 코치직을 유지하고 있는 것에 대해 조치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지난 5월 SBS ESPN이 처음 보도한 이 사건은 승리지상주의에 빠진 학원스포츠의 잘못된 관행을 여실히 보여주며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2009년 연세대와 정기전을 앞두고 상대선수에 대한 폭행사주를 지시했던 당사자 김광환씨는 레슨비 갈취 사실까지 드러나 현재 고대 아이스링크 관장직에서 물러났고, 현 감독인 빅터 리도 직무정지 상태다. 그러나 폭행 사주에 깊이 연루된 C코치는 여전히 팀에 남아있다.
고대 아이스하키 OB모임인 호빙회(虎氷會) 관계자는 "C코치가 남아있는 한 그를 조종하는 김광환씨가 계속 팀에 영향력을 가질 것이다. C코치도 당연히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총학생회는 지난 달 31일 낸 성명서에서 '학교는 시간을 질질 끌며 사태가 유야무야 덮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김광환씨는 표면적으로 경질되었지만, 그의 오른팔이자 폭행사주에 가담했던 C코치가 여전히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범법행위에 적극 가담하였던 C코치를 비롯한 잔여 김광환 사단 코칭스태프 전원을 즉각 경질하여 학생 선수들로부터 분리시키고, 이들이 저지른 가혹행위에 대한 진상조사를 실시하여 결과를 모든 교우들에게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학생회측은 이러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올해 정기전 아이스하키 경기를 거부 하겠다는 배수의 진을 쳤다. 성명서에 따르면 'C코치의 즉각 경질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연세대 총학생회와 협의 하에 올해 고연전 아이스하키 경기를 개최하지 않기로 결의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SBS ESPN 정진구 기자)
(사진제공=연합)
<고려대학교 총학생회 성명서 전문>
아이스하키부 폭력 사주 사태가 폭로되다
올해 5월 초, 고려대 아이스하키부에서 폭행 사주 사건이 있었다는 경악스러운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지난 2009년 연세대와의 정기전을 앞두고, 아이스하키부 최태호 코치를 통해 김광환 총감독이 고려대 입학 예정 학생에게 연세대 에이스 선수를 폭행하여 경기에 나오지 못하게 하라고 지시한 것입니다. 학생이 병원에 입원하면서 지시를 피하고 따르지 않자, 입학 이후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게 하는 등 불이익을 주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훈련 중 골대 앞에 서서 다른 선수들이 날리는 퍽을 맞으라고 지시하기도 했습니다. 아이스하키 퍽은 파괴력이 강하여 보호장구를 착용한 선수도 퍽에 맞아 큰 부상을 입기도 합니다. 그런데 학생으로 하여금 동료 학생에게 퍽을 날리게 하는 것은 지도자로서 있을 수 없는 잔인한 행동입니다. 불이익과 괴롭힘을 견디다 못한 학생의 학부모가 선물과 큰 돈을 전해주자 단 이틀을 훈련에 참가하게 하고 다시 제외시키는 등 그 횡포가 끝이 없었습니다. 결국 이 학생은 운동을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너무나 경기에 뛰고 싶었던, 너무나 훈련을 하고 싶었던 한 선수의 선수 생명을 그렇게 끊어버렸던 것입니다.
현 아이스하키부 코치진의 횡포
앞서 언급한 폭행 사주건은 2012년 3월 기록된 녹취록에서 김광환 총감독 본인이 명백하게 인정한 사실이며, 심지어 이에 대해 ‘작전’의 일환이라는 어처구니없는 주장을 하기까지 하였습니다. 현 아이스하키부 코치진의 횡포는 이것으로 끝이 아닙니다. 겸업이 금지된 코치직에 있으면서도 다른 학생들을 가르치고 레슨비를 받았고, 김광환 전 아이스링크 관장은 이를 갈취하기까지 했습니다. 학교에서 아이스하키부에 지급하는 장학금과 물품을 김 전 관장의 마음대로 나눠주기도 했습니다. 장학금을 어느 학기에는 이 학생에게 주었다가 다음 학기에는 다른 학생에게 주는 등 김 전 관장 입맛대로 지급한 것입니다. 스케이트, 스틱 등 아이스하키 선수에게 필수적인 물품도 한 학생에게는 1년에 세 개씩 몰아주면서 다른 학생에게는 4년 내내 한 번도 주지 않는 등의 행동을 일삼았습니다. 자신에게 순종적이지 않은 학생은 경기 배치조에서 불이익을 주기도 했습니다. 이 모든 횡포의 핵심에는 김광환 전 아이스링크 관장이 있었고, 빅터 리 감독과 최태호 코치도 이에 함께 했습니다. 이 때문에 청소년 아이스하키 선수들이 고려대에 진학하는 것을 꺼리는 현실이라고 합니다.
아이스하키부 코치스태프를 전격 교체하라
학교는 지금 시간을 질질 끌며 사태가 유야무야 덮어지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김광환 씨는 표면적으로 경질되었지만, 그의 오른팔이자 폭행사주에 가담했던 최태호 코치가 여전히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정기 고연전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누군가는 선수들을 가르쳐야 한다는 이유로 말입니다. 지시를 따르지 않는다고 불이익을 주고 어린 선수의 앞날을 가로막은 코칭스태프가, 과연 선수를 제대로 지도할 수 있을까요? 또한 이전에 감독이 공석일 때 호빙회 선배님들이 학생들을 가르쳤던 적도 있는데 지도자가 있어야 한다는 것은 변명에 불과합니다. 학교가 시간을 계속 끌고 있는 이러한 상황이 악화될 경우 빅터 감독이 조용히 직무에 복귀함으로써 김광환씨가 배후에서 다시 조종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이러한 상황에 많은 학우들이 분노하고 있습니다. 처음 폭행 사주 사건이 밝혀졌을 때 교내 커뮤니티와 학생회 체계 안에서 많은 비난의 목소리가 있었습니다. 총학생회와 중앙운영위원회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습니다. 학생에게 폭행을 사주하고, 그것을 거부했다는 이유만으로 갖은 불이익을 주고, 살인으로 갈 수도 있는 행위들을 동료 선수들에게 시킨다는 것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잘못되었다고 느낄만한 일들입니다. 이는 명명백백한 범죄행위이며, 이러한 상황이 더 이상 지속되어서는 아니 될 것입니다. 이에, 중앙운영위원회는 다음과 같은 사항을 학교 측에 요구합니다.
첫째, 범법행위에 적극 가담하였던 최태호 코치를 비롯한 잔여 김광환 사단 코칭스태프 전원을 즉각 경질하여, 학생 선수들로부터 분리시킬 것
둘째, 이들이 저지른 가혹행위에 대한 진상조사를 실시하여 결과를 모든 교우들에게 공개할 것
중앙운영위원회는 최소한의 조치 - 최태호 코치의 즉각 경질 - 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연세대 총학생회와 협의 하에 올해 고연전에 빙구경기를 개최하지 않기로 결의하였습니다. 학교측은 더 이상 방관자적 태도를 취하지 말고, 즉각 조치를 취해 이번 건의 비리와 범법의 뿌리까지 도려내 이러한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http://sbsespn.sbs.co.kr/news/news_content.jsp?article_id=S10001029038
SBS ESPN 정진구 | 2012-08-01 00:27:51고려대학교 총학생회가 아이스하키 전 감독의 폭행사주 사건과 관련해 성명서를 발표했다. 학교측이 진상조사 결과 발표를 미루고 있는 가운데 사건에 연루된 인사가 여전히 아이스하키팀 코치직을 유지하고 있는 것에 대해 조치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지난 5월 SBS ESPN이 처음 보도한 이 사건은 승리지상주의에 빠진 학원스포츠의 잘못된 관행을 여실히 보여주며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2009년 연세대와 정기전을 앞두고 상대선수에 대한 폭행사주를 지시했던 당사자 김광환씨는 레슨비 갈취 사실까지 드러나 현재 고대 아이스링크 관장직에서 물러났고, 현 감독인 빅터 리도 직무정지 상태다. 그러나 폭행 사주에 깊이 연루된 C코치는 여전히 팀에 남아있다.
고대 아이스하키 OB모임인 호빙회(虎氷會) 관계자는 "C코치가 남아있는 한 그를 조종하는 김광환씨가 계속 팀에 영향력을 가질 것이다. C코치도 당연히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총학생회는 지난 달 31일 낸 성명서에서 '학교는 시간을 질질 끌며 사태가 유야무야 덮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김광환씨는 표면적으로 경질되었지만, 그의 오른팔이자 폭행사주에 가담했던 C코치가 여전히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범법행위에 적극 가담하였던 C코치를 비롯한 잔여 김광환 사단 코칭스태프 전원을 즉각 경질하여 학생 선수들로부터 분리시키고, 이들이 저지른 가혹행위에 대한 진상조사를 실시하여 결과를 모든 교우들에게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학생회측은 이러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올해 정기전 아이스하키 경기를 거부 하겠다는 배수의 진을 쳤다. 성명서에 따르면 'C코치의 즉각 경질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연세대 총학생회와 협의 하에 올해 고연전 아이스하키 경기를 개최하지 않기로 결의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SBS ESPN 정진구 기자)
(사진제공=연합)
<고려대학교 총학생회 성명서 전문>
아이스하키부 폭력 사주 사태가 폭로되다
올해 5월 초, 고려대 아이스하키부에서 폭행 사주 사건이 있었다는 경악스러운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지난 2009년 연세대와의 정기전을 앞두고, 아이스하키부 최태호 코치를 통해 김광환 총감독이 고려대 입학 예정 학생에게 연세대 에이스 선수를 폭행하여 경기에 나오지 못하게 하라고 지시한 것입니다. 학생이 병원에 입원하면서 지시를 피하고 따르지 않자, 입학 이후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게 하는 등 불이익을 주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훈련 중 골대 앞에 서서 다른 선수들이 날리는 퍽을 맞으라고 지시하기도 했습니다. 아이스하키 퍽은 파괴력이 강하여 보호장구를 착용한 선수도 퍽에 맞아 큰 부상을 입기도 합니다. 그런데 학생으로 하여금 동료 학생에게 퍽을 날리게 하는 것은 지도자로서 있을 수 없는 잔인한 행동입니다. 불이익과 괴롭힘을 견디다 못한 학생의 학부모가 선물과 큰 돈을 전해주자 단 이틀을 훈련에 참가하게 하고 다시 제외시키는 등 그 횡포가 끝이 없었습니다. 결국 이 학생은 운동을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너무나 경기에 뛰고 싶었던, 너무나 훈련을 하고 싶었던 한 선수의 선수 생명을 그렇게 끊어버렸던 것입니다.
현 아이스하키부 코치진의 횡포
앞서 언급한 폭행 사주건은 2012년 3월 기록된 녹취록에서 김광환 총감독 본인이 명백하게 인정한 사실이며, 심지어 이에 대해 ‘작전’의 일환이라는 어처구니없는 주장을 하기까지 하였습니다. 현 아이스하키부 코치진의 횡포는 이것으로 끝이 아닙니다. 겸업이 금지된 코치직에 있으면서도 다른 학생들을 가르치고 레슨비를 받았고, 김광환 전 아이스링크 관장은 이를 갈취하기까지 했습니다. 학교에서 아이스하키부에 지급하는 장학금과 물품을 김 전 관장의 마음대로 나눠주기도 했습니다. 장학금을 어느 학기에는 이 학생에게 주었다가 다음 학기에는 다른 학생에게 주는 등 김 전 관장 입맛대로 지급한 것입니다. 스케이트, 스틱 등 아이스하키 선수에게 필수적인 물품도 한 학생에게는 1년에 세 개씩 몰아주면서 다른 학생에게는 4년 내내 한 번도 주지 않는 등의 행동을 일삼았습니다. 자신에게 순종적이지 않은 학생은 경기 배치조에서 불이익을 주기도 했습니다. 이 모든 횡포의 핵심에는 김광환 전 아이스링크 관장이 있었고, 빅터 리 감독과 최태호 코치도 이에 함께 했습니다. 이 때문에 청소년 아이스하키 선수들이 고려대에 진학하는 것을 꺼리는 현실이라고 합니다.
아이스하키부 코치스태프를 전격 교체하라
학교는 지금 시간을 질질 끌며 사태가 유야무야 덮어지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김광환 씨는 표면적으로 경질되었지만, 그의 오른팔이자 폭행사주에 가담했던 최태호 코치가 여전히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정기 고연전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누군가는 선수들을 가르쳐야 한다는 이유로 말입니다. 지시를 따르지 않는다고 불이익을 주고 어린 선수의 앞날을 가로막은 코칭스태프가, 과연 선수를 제대로 지도할 수 있을까요? 또한 이전에 감독이 공석일 때 호빙회 선배님들이 학생들을 가르쳤던 적도 있는데 지도자가 있어야 한다는 것은 변명에 불과합니다. 학교가 시간을 계속 끌고 있는 이러한 상황이 악화될 경우 빅터 감독이 조용히 직무에 복귀함으로써 김광환씨가 배후에서 다시 조종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이러한 상황에 많은 학우들이 분노하고 있습니다. 처음 폭행 사주 사건이 밝혀졌을 때 교내 커뮤니티와 학생회 체계 안에서 많은 비난의 목소리가 있었습니다. 총학생회와 중앙운영위원회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습니다. 학생에게 폭행을 사주하고, 그것을 거부했다는 이유만으로 갖은 불이익을 주고, 살인으로 갈 수도 있는 행위들을 동료 선수들에게 시킨다는 것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잘못되었다고 느낄만한 일들입니다. 이는 명명백백한 범죄행위이며, 이러한 상황이 더 이상 지속되어서는 아니 될 것입니다. 이에, 중앙운영위원회는 다음과 같은 사항을 학교 측에 요구합니다.
첫째, 범법행위에 적극 가담하였던 최태호 코치를 비롯한 잔여 김광환 사단 코칭스태프 전원을 즉각 경질하여, 학생 선수들로부터 분리시킬 것
둘째, 이들이 저지른 가혹행위에 대한 진상조사를 실시하여 결과를 모든 교우들에게 공개할 것
중앙운영위원회는 최소한의 조치 - 최태호 코치의 즉각 경질 - 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연세대 총학생회와 협의 하에 올해 고연전에 빙구경기를 개최하지 않기로 결의하였습니다. 학교측은 더 이상 방관자적 태도를 취하지 말고, 즉각 조치를 취해 이번 건의 비리와 범법의 뿌리까지 도려내 이러한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http://sbsespn.sbs.co.kr/news/news_content.jsp?article_id=S10001029038